美, 담배향·박하향 제외한 가향 전자담배 판매금지

(사진=연합뉴스)

카트리지형 규제…리필가능한 ‘오픈탱크’형은 예외로
청소년 흡연 피해 속 규제 조치…”트럼프 약속보다는 후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책을 꺼내 들었다.

니코틴 액상이 미리 채워져 있는 카트리지 형태의 가향(flavored) 전자담배 가운데 담배향이나 박하향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것이다.

미성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던 과일향이나 캔디향, 민트향 등이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전자담배 관련 사망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성년자의 전자담배 흡입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트리지형 가향 전자담배는 그동안 주로 주유소나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매가 가능했다.

다만 담배향이나 박하향에 대해서는 예외를 뒀다.

또 액상 리코틴 리필이 가능하고, 취향에 맞게 가향을 조합할 수 있는 ‘오픈 탱크(Open-tank)’ 형 전자담배도 판매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은 ‘오픈 탱크’ 형보다는 카트리지 형태의 전자담배를 더 선호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 탱크 형은 주로 청소년들의 출입이 금지된 전자담배 전용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 식품의약청(FDA) “담배향이나 박하향을 제외한 카트리지 기반 전자담배는 승인을 받지 않으면 불법”이라면서 “30일 이내에 제조, 판매를 멈추지 않는 기업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전자담배 업계가 판매금지된 제품의 승인을 신청하더라도 FDA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 청소년들의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상황을 지속해서 관찰하고, 필요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현재까지 55명이 사망하고 2천500명 이상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AP통신은 이번 조치에 대해 전자담배 규제와 관련한 “현재가지 가장 큰 조치”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4개월 전 밝혔던 가향담배 전면 판매금지 계획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연단체인 ‘캠페인 포 타바코-프리 키즈’의 매슈 마이어스는 “모든 가향 담배를 제거하는 것만이 악화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만연한 전자담배 흡연을 종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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