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를 변화시킨 기술들

‘스크린 시대’ 카톡, 인스타, 4G LTE, 간편결제, 에어팟, 넷플릭스

2010년대는 ‘모바일 시대’ ‘스크린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량은 40억대에 달하고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 1위다. 손 안의 스크린을 통해 콘텐츠와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물론 소통의 핵심 창구가 되면서 전 세계가 ‘모바일 퍼스트’를 외친 시대다. 지난 10년 우리 생활을 변화시킨 기술들이 쏟아졌다.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할 때만 해도 다가올 혁명적인 변화를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18세기 이후 산업혁명도 그랬다.

1차·2차·3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 전기에너지, 컴퓨터·인터넷을 중심으로 인류의 삶을 관통하면서 권력과 자본의 폭발적인 성장과 부를 가져왔다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4차 산업혁명은 정보기술을 누구나 공유하는 민주화를 표방한다.

과학기술이 우리 삶의 대부분에 영향을 주면서 점차 생활, 환경, 복지, 안전, 윤리적인 문제가 부각되고 편의성과 혁신성 못지 않게 시민의 가치 및 이해와 충돌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 10년은 모바일, 자율주행, 가상·증강현실(AR/VR),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이 출현하면서 기술이 일방에서 양방향 소통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기술의 개인화는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지난 10년간 어떤 기술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을까

카카오톡 (사진=연합뉴스)

1. 카카오톡

국산 스마트폰용 무료 통화 및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출시됐다. 2019년 현재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의 95%를 차지하는 ‘국민 메신저’다. 이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메신저 앱인 왓츠앱이나 스카이프를 사용했지만 스마트폰 점유율이 절대적인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고는 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다.

신생 벤처기업인 카카오톡의 폭발적인 성장은 국내 2위 포털사 다음을 인수하고 콜택시, 대리운전, 간편결제,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진출하는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 가장 혁신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지분(14.92%) 가치는 1조9210억원으로 국내 상장사 보유지분 기준 이건희·이재용(삼성), 최태원(SK), 정의선(현대차) 등에 이어 9위를 차지했다.

스티브 잡스가 2010년 아이패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애플)

2. 아이패드

애플이 2010년 4월 첫 출시한 태블릿 컴퓨터다. 스티브 잡스의 유작이기도 한 아이패드는 그가 “믿을 수 없을만큼 훌륭하다. 노트북보다 더 나은 도구이자 스마트 폰보다 더 좋은 도구”라며 “최고의 브라우징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한 혁신 제품이다.

기술적으로는 크게 새로울 것 없는 매우 큰 대형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에 가까웠지만 대화면을 통해 사진, 동영상 작업은 물론 세밀한 문서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았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중간단계로 삼성 등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등장하기 전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엔터테인먼트 소비 및 사용자 콘텐츠 제작 디바이스를 각광을 받았고, 특히 기업의 제조시설, 영업 현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보안과 안정성, 업무용 앱의 완성도가 높은 iOS에 대한 선호도가 크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약 3억6000만대가 팔렸다.

아이패드의 가격은 499달러에서 829달러 사이로 가격의 큰 변화없이 대부분 가격 동결 출시됐다. 2019년에는 10.2인치 아이패드(7세대), 7.9인치 아이패드 미니(5세대)와 동일한 성능에 크기만 10.5인치로 늘린 아이패드 에어(3세대)를 출시했다.

(사진=pixabay)

3. 인스타그램

2010년 10월 출시된 인스타그램은 출시 첫날에만 2만5000명이 가입할 정도로 핫한 소셜미디어로 등장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달리 사진 등 이미지 위주의 플랫폼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경쟁이 본격화 되고 특히 여성들의 라이프 감성이 겹치면서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첫 해 12월까지 100만명, 이듬해 가을 1000만명으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1년 올해의 아이폰 앱’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시태그 사진찾기 기능, 다양한 필터 도입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의 가입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현재 가입자수는 10억명을 돌파했다.

연예인, 스타들의 전유물이었던 인플루언서 영역이 일반으로 확대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부재했던 소셜미디어는 광고 등 새로운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크리에이터의 산실로 급부상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위협하는 인스타그램의 성장을 눈여겨 본 페이스북은 2012년 4월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예상은 적중해 2018년 기준 기업가치는 1000억달러(약 110조원)에 달한다. 페이스북에 인수된 이후 독립경영을 해왔지만 페이스북의 새로운 전략으로 내부 갈등이 커지면서 공동창업자 2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측근인 페이스북 뉴스피드 부문 사장 아담 모세리를 작년 10월부로 인스타그램 신임 대표에 임명했다.

애플 아이폰5 발표 (사진=애플)

4. 4G LTE

우리가 사진과 동영상을 쉽고 빠르게 공유하는 일상을 시작한 것은 불과 9년도 채 되지 않은 때였다. 2G(CDMA·GSM)와 3G(WCDMA)를 잇는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의 4번째 세대다. 이론상 영화 한 편(1.4GB) 다운로드 속도는 3G가 최고(HSPA) 15분, 4G(LTE)가 3분으로 최대 5배 이상 빠르다. 통상 LTE는 3.9G에 속하지만 국내에서는 4G로 본다. 국제 4G 규격은 ‘4G LTE’ 또는 ‘LTE 어드밴스’로 표시한다.

4G 통신규격은 2011년 4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으로 공식 발표됐다. HTC Evo가 미국 시장에서 처음 4G 폰을 출시했고, 삼성이 6월 4G 폰을 출시했다. 하지만 사용자는 출시 1년 이상을 사실상 3.5G 수준의 부족한 속도를 경험해야 했다. 국내에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4G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통신사의 데이터 제한이라는 ‘꼼수’도 이때 등장했다.

애플은 이듬해인 2012년 가을 아이폰5를 출시할 때까지 자사 모바일 장치에 4G 통신모뎀을 탑재하지 않았다. 국가별로 서로 다른 통신규격과 4G 규격을 도입하는 국가 분포도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출시한 스마트폰의 경우 당시 출시한 갤럭시S3는 무려 9개 버전으로 출시됐는데 북미 출시 버전은 이동통신사 사정에 따라 5개 버전을 출시해야 할 정도로 혼탁했다.

과기부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한국인 1인당 스마트폰 데이터 월 사용량은 7.4GB에 달했다. 4G LTE 도입 1년 뒤인 2012년 12월 월 사용량 1.79GB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같은 변화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의 영향이 컸다.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의 경우는 20GB에 달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와 사용 가능한 용량이 늘어날수록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2019년은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에 열을 올린 뜨거운 해였다. 전문가들은 초당 최대 2.5GB의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5G의 서비스가 완전히 갖춰지는 시기를 2022년으로 보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5. 토스

비록 역사는 짧지만 국내 핀테크(fintech) 시장을 개척한 선두자라고 할 수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비바버블리카의 토스(toss)는 2015년 2월 공인인증서 없이 쉽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의 영향을 받은 서비스지만 스마트폰 사용 비중이 95%에 달하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서비스였다. 금융 서비스는 규제가 특히 심했기 때문이다.

토스는 소액결제 규제가 느슨한 점을 파고들었다. 점심시간 더치페이가 일상이 된 직장인과 지인의 경조사에 소액을 송금하려는 이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았다. 스마트폰이나 PC에 공인인증서 등 각종 보안매체를 설치해야 하고 은행이나 ATM을 찾아 송금 수수료까지 내야했다. 반면 토스는 시중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OTP 없이도 빠른 송금이 가능했다.

2019년 12월 현재 누적 가입자 1600만명, 누적 송금액 69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핀테크 시장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토스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계좌, 카드, 신용등급, 보험 등 금융 조회 서비스, 계좌 개설·적금·대출 상품 가입과 같은 뱅킹 서비스, P2P·펀드·해외 주식 등 금융투자 서비스까지 선보인데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제3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지=아마존/pexels)

6. 아마존 에코

2014년 하반기 아마존이 출시한 스마트 피커 에코(echo)는 아이폰에 들어있던 시리(Siri)를 처음 스마트폰 밖으로 끄집어낸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였다.

23.5㎝ 높이의 원기둥 모양의 스피커에 빔포밍 기술을 적용해 음성으로 통제하는 가상 비서 알렉사를 불러내 음성 상호작용, 음악 재생, 할 일 목록 만들기, 알람 설정, 스트리밍 팟캐스트, 오디오북 재생, 날씨, 기타 실시간 정보 제공을 통해 사용자 맞춤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2010년부터 에코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2007년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세상에 내놓은 후 두 번째 작품이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아마존 에코는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 스피커로 부상했다. 하지만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가 설치된 구글홈의 맹추격에 비해 언어지원이 적어 글로벌 판매 비중은 적은 편이다.

스마트 홈 허브 역할을 하면서 자신이 직접 여러 스마트 장치를 통제할 수 있어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SK 누구를 시작으로 KT 기가지니, 카카오, 네이버 등이 잇달아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진출했지만 대부분 음악 듣기에 그쳐 스마트 허브로의 이동은 더딘 상황이다. 국내 보급률은 초기 마케팅에 힘입어 2018년 100만대를 넘어선 이후 답보상태에 있다. 5G 및 IoT 기술 제품의 보편화 이후 추동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지=애플)

7. 에어팟

2016년 아이폰7과 함께 등장한 에어팟은 ‘콩나물’ ‘칫솔 브러쉬’와 같은 혹평을 받았지만 완전 무선이어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에어팟 신드롬을 일으켰다. 3년이 지난 지금 길에서 만나는 무선 이어폰 사용자 열에 예닐곱은 에어팟 착용자라 할 정도로 흔해졌다.

시장분석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무선 이어폰 판매량은 4600만대로 이중 에어팟이 3500만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출시한 무선충전 에어팟 2세대에 힘입어 애플이 올해 6000만대 이상의 에어팟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 가을 출시된 노이즈 캔슬링(ANC)이 탑재된 에어팟 프로는 구하기 힘들정도로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에어팟 판매량이 2019년 전년대비 2배 증가한 60억달러(약 6조9300억원)에 달하며 2020년에는 150억달러(약 17조3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지=넷플릭스/pexels)

8. 넷플릭스

하드 드라이브나 DVD에 음악과 영화를 저장했던 때가 있었다. DVD 온라인 대여 배송 서비스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2007년 미국에서 처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작해 2010년 9월 처음으로 캐나다에 해외 진출했다.

2011년 남미, 2012년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대륙에 진출했다. 대부분 영어사용이 가능한 국가에 집중됐지만 2015년 일본이 아시아 국가 중 처음, 두 번째로 2016년 한국을 서비스 국가로 확대하면서 이 시기 스트리밍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비스 국가는 190개에 달한다. 전세계 오피스에 근무하는 종업원은 5400명에 달하고 2018년 기준 매출은 157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TV·영화 콘텐츠 시장에 일으킨 넷플릭스 붐은 음악 스트리밍의 강자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동영상 스트리밍의 유아독존 유튜브, 게임 스트리밍의 견인차 트위치의 등장과 성장으로 이어졌다.

다만 지난 10년간 스트리밍 시장을 견인해온 넷플릭스도 2020년 이후엔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해야 한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와 월트 디즈니 텔레비전,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픽, 20세기 폭스 등을 거느린 막강한 디즈니 군단이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라는 거함을 출항시켰기 때문이다.

영국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산업혁명을 “기술혁신과 그에 수반해 일어난 사회 및 경제구조의 변혁”이라 정의하면서도 “이는 격변적이고 격렬한 현상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시작하여 온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기술혁신의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년간 기술의 진화와 새로운 서비스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조상들의 말처럼 순식간에 우리 일상에 젖어들어 왔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