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오명 씻자’···우한 대규모 행사 잇단 개최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시가 코로나19가 시작된 도시라는 오명과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잇달아 열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 동남아, 북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국제비즈니스교류회를 열고 지난 12일에는 우한 봉쇄 해제 1주년을 맞아 대규모 홍보행사를 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글로벌 엔젤투자를 장려하는 대회를 개최했다.

24일 우한시 광학벨리에서 개막한 ‘2021 글로벌엔젤투자정상회의'(GAIS)는 2013년부터 후베이성 우한에서 매년 열리는 투자자와 기업 간 매칭 행사로 이번이 7회째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데다 코로나로 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고 경제활력을 제고하려는 지방정부의 의지가 더해지면서 각별한 의미를 띄었다.

대회가 열린 광학밸리의 한 컨벤션센터에는 투자자들과 중소·벤처·스타트업 관계자 등 4천여 명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지난해 마이너스 5%대 성장을 기록한 후베이성과 우한시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행사장을 찾아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글로벌 엔젤 투자 서밋에서 KIC 중국 이상운 센터장(왼쪽)이 GAIS 이유웅 회장으로부터 한중투자촉진위원회 회장 임명 위촉장을 받고 있다. KIC 중국 제공이번 행사에서는 온·오프라인 융합방식으로 인공지능·생태환경·디지털경제를 주제로 한 포럼과 유망 기업들의 로드쇼, 중점프로젝트 투·융자회의 등이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백미는 로드쇼에 초청받은 기업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8분간 설명을 한 뒤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즉석으로 답하는 행사로 현장에서 점수가 매겨져 우수 기업에게 시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스타트 업 기업 4곳도 직업 경연에 참가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중 사진 촬영과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스타샷은 베이징에서 온 투자자와 후속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주최 측 요청으로 행사에 참가한 주중 한국대사관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관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대응 등이라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한 발 빠른 포석으로 어떤 기술과 인재를 활용하고 어떻게 투자를 받아 변화를 공략해 나갈 것인가가 창업의 본류”라면서 엔젤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을 이끌고 대회에 참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혁신센터(KIC) 이상운 센터장은 행사를 주최한 광구창업카페 한중투자촉진위원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센터장은 회장 수락사에서 “우수한 한국기술에 중국 투자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투자 유치 지원에 저극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IC 중국 제공광구창업카페는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중국 전자제품 제조업체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과 친구 리뤼숑이 50%씩 지분을 투자해 2013년 설립한 혁신창업 플랫폼이다. 우한과 청두, 시안, 허페이 등 중국 각 지역에 31개 인큐베이터시설을 보유하며 중국 창업을 이끌고 있다.

박은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우한무역관장은 “우한시는 우수한 인재와 국영기업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민간 기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도시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창업이 활발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과감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한은 특히 전체 인구 1천만 명 가운데 대학생이 300만 명에 이를 정도의 대학도시여서 혁신·창업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