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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미중 양국 추가 관세조치 강행
협상은 계속된다지만 무역전쟁 초점잃어 출구 찾기 쉽지 않아

미국과 중국이 9월 1일부터 추가 보복관세 부과조치를 실행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상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이제 21%를 넘었고, 이대로 가면 12월에는 관세율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양측은 아직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타결될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은 1일 0시 1분(미국 동부시간)부터 3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 중 일부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미국의 피어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이번에 15%의 관세가 적용되는 중국산 제품은 섬유와 의류, 신발, 채소류. 장난감과 스포츠 장비 등 1120억 달러 어치에 달한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가운데 중간재는 11%가 이번 관세부과 대상인 반면, 최종 소비재는 40%가 이날부터 15% 추가 관세율을 적용받게 돼,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에 25%, 2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에 10%의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 5월 10일에는 2000억 달러 어치 중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25%로 끌어올렸다. 

또 이날부터 시행하는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가운데 1차분(1120억 달러)에 부과하는 관세도 당초 10%에서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한 맞대응으로 15%로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다음달 1일부터는 기존 2500억 달러 어치 중국산에 매긴 25%의 관세율을 30%까지 인상하고, 12월 15일에는 3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가운데 2차분(1600억 달러)에 대해 1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피어슨 연구소는 이날 관세부과 조치로 전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평균 21.2%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평균 관세율이 3.1%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무려 7배 가까이 관세가 인상된 셈이다. 

여기에 10월 1일과 12월 15일로 예고된 추가 관세조치까지 실제로 시행되면 사실상 중국산 수입품 전체나 다름없는 96.8%가 관세부과 대상이 되고, 관세율은 24.3%까지 치솟게 된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중국도 한 치의 양보 없는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에 맞서 보복관세를 꾸준히 적용해왔고, 이날도 중국은 낮 12시 1분(중국시간) 부터 750억불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5%와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돌입했다.

양국이 무역전쟁에 돌입하기 전인 지난해 초까지 중국이 미국산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8%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인 맞대응과 이날 추가 관세부과 결과, 평균 관세율은 21.8%로 치솟았다. 

아울러 중국이 12월 15일 미국의 추가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각각 25%와 5%씩 인상할 경우, 미국산에 부과되는 평균 관세율은 25.9%에 달할 것으로 피어슨 연구소는 전망했다. 

특히 미국산 농수산물은 12월 15일까지 관세율이 50.3%, 자동차와 부품은 42.6%로 치솟는 것으로 추산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에 관세 타격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는 이처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오랫동안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었던 중국은 올 상반기 멕시코와 캐나다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여년간 경제적으로 의존 관계가 심화됐던 미중 양국이 빠르게 분리(디커플링)되는 것을 옹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이날 기자들에게 “(9월) 회담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해, 중국과의 무역합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측도 “중국과 미국 경제무역대표단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오는 9월 중국 대표단이 미국에 가서 협상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며 협상타결 여지를 내비쳤다. 

뉴욕타임즈는 그러나 당초 지적재산권 탈취나 기술이전 강요 문제 등을 시정해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더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초점을 잃어가고 있다(pointless)고 지적했다. 

그 결과 미국 기업들은 중국 비중을 줄이며 탈중국 현상을 보이고 있고, 초점을 잃은 무역전쟁은 그 출구를 찾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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