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지표 악화→실물경제 악화…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나

Red Light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중국 경제의 적신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경제지표가 일제히 경기 하강 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증시 등 실물경제가 이에 반응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16일 중국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지수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5% 하락한 2,546.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고점 대비 29%나 폭락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곳까지 떨어졌다. 선전거래소의 선전성분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5% 급락하며 상하이종합지수보다 낙폭이 더 컸다.

미국 재무부가 금주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우려와 달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중국 당국이 민간 기업 지분을 적극 인수했다는 공시가 나오는 등 호재가 많았지만 소비자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에 주식시장은 더 크게 반응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해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달의 2.3%보다도 0.2%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1%대에 머무르던 물가지수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7월부터 2%대를 넘어 상승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CPI의 선행 지수로 여겨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3.6% 올라 시장 예상치인 3.5%를 상회했다.

미국과 무역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됐다. 로이터가 경제 전문가 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6.6%로 지난 2분기(6.7%)보다 0.1%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6.5% 수준보다는 높기는 하지만, 지난 2009년 1분기(6.4%) 이후 9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가 급속도록 악화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발만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중국 정부는 금융비용 절감, 감세, 인프라 프로젝트 등 대규모 부양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부양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

중국이 희망을 걸고 있는 미국과 협상 타결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미국 CNBC 방송은 경제 전문가들이 미중 무역전쟁이 곧 접점을 찾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속속 철회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미중 무역전쟁이 10년이상 지속되는 ‘뉴노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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