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5년간 상품·서비스 40조달러 어치 수입할 것”

Xi-jinping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시 주석 5일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 연설 
시장은 실망 섞인 반응
아시아 대부분 증시 크게 떨어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개방의 대문을 더욱 크게 열 것“이라며 향후 15년간 40조달러(4경5천조원) 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시 주석은 5일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향후 15년간 중국이 각각 30조달러, 10조달러 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겠다며 ”인류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중국의 발걸음에는 멈춤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개방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추가 관세 인하 등을 통한 수입 잠재력 활성화 ▲ 외국 자본의 중국 시장 진출 제한 완화 ▲ 기업 경영환경 선진화 ▲ 한중일 자유무역협장 논의 가속화 등 다자·양자 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시 주석이 제시한 15년간 상품 수입 30조달러의 목표가 중국 수입시장의 대규모 확대를 의미하는 것인지를 놓고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의 2017년 전체 수입량은 1조7899억달러로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조6821억달러, 1조5879억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감소세에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1조9503억달러, 1조9603억달러로 2조원 가까이 수입했던 전례를 볼 때 연평균 2조달러의 수입 목표는 ‘평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비스 분야도 지난해인 2017년과 2016년 각각 4676억달러와 4521억달러를 수입해 향후 서비스 수입 증가추세를 고려한다면 15년간 10조달러 수입이라는 목표가 특별히 수입량을 늘려 잡았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반면 시 주석이 제시한 향후 15년간 수입규모가 상품 수입 기준으로 지난 6월말 중국 당국이 ‘중국과 WTO 백서’를 통해 밝힌 24조 달러에 비해 6조 달러 더 늘어난 것이어서 미국의 수입 확대 압력에 어느 정도 응답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 지적재산권 문제와 관련해서 “지재권 침해 행위를 법에 따라 처벌하고 징벌적인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불법행위 대가를 높게 치르도록 하겠다”며 보호 수준을 격상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외자투자에 관한 법규 제정을 가속화해 공개적이고 투명성을 높인 외국투자 법률 체계를 정비하는 한편국내 등록한 각종 기업을 평등하게 대우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시 주석은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지만 문을 걸어 닫으면 반드시 낙후로 이어진다”며 “개방과 협력은 국제 경제무역의 주요 동력으로서 인류는 이런 역사적 규칙에 순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각국이 새로운 기술혁명과 산업변혁이 가져오는 기회를 포착해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나노기술 등 최첨단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신기술, 신산업, 뉴노멀(신상태), 신모델을 공동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의 협업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 주석의 연설은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기대감을 크게 나타내며 주목받았지만 시 주석의 입장이 이전과 큰 변화가 없어 시장이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의 코스피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이날 모두 크게 하락했다.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는 시 주석의 개막연설과 함께 10일까지의 일정에 들어갔다. 중국의 수입 확대와 개방 의지를 대내외 알리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됐으며 총 172개 국가, 지역 및 국제 단체가 참가했고, 3600여 개 기업, 40만 명 이상의 바이어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대기업 10개사와 중소·중견기업 176개사 등 총 186개사가 한국관에 참가한다. 참가 기업 수로는 일본에 이어 2위이며 생활용품(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농수산식품(농심·풀무원·농협·롯데), 생활가전(코웨이·SK하이닉스) 등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분야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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