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성장률 전망 2.9→2.6%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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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긴장 고조·투자 감소·개도국 부채 증가 지적…”구조 개혁 시급”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전망한 2.9%에서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세계은행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초의 예상보다 약화한 국제 무역과 투자를 반영한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세계 경제는 2020년엔 2.7%, 2021년엔 2.9%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성장은 계속 약화했다. 모멘텀은 여전히 약하고 정책 공간은 제한적이다”라며 “상당한 위험요인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요인으로 ▲ 무역 긴장의 고조 ▲ 예상보다 빠른 주요 국가들의 경제 둔화 ▲ 개발도상국의 재정적 압박이 재현될 가능성 등을 꼽았다. 

세계은행은 또 개발도상국과 신흥국들의 정부 부채가 증가하는 반면 이들 국가의 투자는 감소해 향후 경제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보고서에서 “빈곤 감소와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선 더 강한 경제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경제적 모멘텀은 여전히 취약하고 개발도상국의 부채 수준 상승과 투자 감소는 이들 국가의 잠재력 달성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맬패스 총재는 각국이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중요한 구조 개혁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부채 관리와 투명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세계 경제 전망은 단기 및 장기에서 모두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보고서는 ‘고조된 긴장, 가라앉은 투자'(Heightened tensions, Subdued investment)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이는 무역분쟁 확대와 개발도상국의 부채 증가, 투자 감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중에선 미국이 올해 2.5% 성장률을 보인 뒤 2020년 1.7%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및 중앙아시아는 터키를 제외하면 올해 2.4%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인 유로존의 경우 수출과 투자 위축으로 선진국의 성장세가 둔화해 성장률이 1월 전망(1.6%)보다 낮은 1.2%로 예상됐다. 이 지역의 2020∼2021년 성장률은 약 1.4%로 전망됐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6.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올해 0.8%로 예상됐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은 5.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6.3%보다 낮은 것으로, 이 지역 성장률이 6%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세계은행은 말했다. 

지난 1월 보고서와 비교할 때 세계은행은 이번에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다른 주요 지역의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세계은행은 매년 1월과 6월에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한다. 세계 빈곤 퇴치와 개발도상국 지원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통상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세계은행에는 189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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