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 카드로 北에 이중 메시지 발신

Trump signs iran nuclear deal

북미 정상회담에 영향 없다는 점 분명히…확실한 비핵화 약속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선언한 당일, 자신의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북한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 탈퇴가 북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에 확실한 비핵화 약속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이중 메시지를 구사하는 전략을 취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 말미에 갑자기 “폼페이오 장관이 지금 북한으로 가는 중”이라고 깜짝 발표를 내놨다. 이란 핵 문제에서 급속히 북한 문제로 기자들의 관심이 옮아갔다.

기자들이 회견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다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이 아마 한 시간 안에 북한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회담 일정이 정해졌고, 장소와 날짜도 정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핵 합의가 파기됐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이란 핵합의 깨졌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유효”

그동안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할 경우, 북한이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맞바꾸기로 하는 미국과의 합의도 신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북한과의 핵 합의가 깨질 가능성을 걱정해 북미 정상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가 파기됐지만, “북한과는 새로운 협상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북한과 관계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국무 장관이 방북 중이라는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면 이란 핵 협정 파기에 따른 북한 측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설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맺은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하면서, 자신은 보다 더 나은 북한 핵 협정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따라 미국 측은 이란 핵 합의 파기가 북미 정상회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 파기로 북한에 제대로 된 비핵화 방안을 내놓을 것을 압박하는 한 수를 놓기도 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비핵화 약속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란 핵 협정처럼 언제고 협상이 깨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 이란처럼 안되려면…대북 압박 메시지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이란 핵 협정 탈퇴는 미국이 더 이상 공허한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북한도 일단 이란 핵 협정 탈퇴와 북미 정상회담은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미 테리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은 전날 북미 정상회담 관련 토론회에서 “앞으로 미국에서 더 강경한 정권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북한 당국자들이 역설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는 지켜질 것으로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

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충분한 비핵화 약속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압박에 대해서는, 이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격 회동을 하면서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재강조해 나름 회피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미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본격 힘겨루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에 재방북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지, 또 그를 만나 비핵화 등 핵심의제에 어디까지 합의를 볼 수 있을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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