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소셜미디어 전쟁’ 리드하는 트럼프…뒤쫓는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치러지려면 아직 18개월이나 남았지만, 소셜미디어(SNS)에서의 주도권 쟁탈전은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효과적인 소셜미디어 마케팅으로 큰 재미를 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페이스북 광고에만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는 등 온라인 전선을 리드하고 있다.

미 대선후보들이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페이스북에 집행한 광고 금액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여야를 통틀어 가장 많은 490만 달러(약 59억원)를 썼다. 

민주당에서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각 100만 달러를 넘기며 ‘톱3’에 올랐으나, 트럼프 대통령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광고비는 집계 시점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23명 전체가 집행한 광고비 960만 달러의 51%에 달하는 규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관련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승리의 중심축이었던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전통적인 TV 광고보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대선 레이스 마지막 달 TV 광고비를 보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억 달러 이상 썼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민주당 측 정치마케팅업체인 ‘불리 펄핏 인터렉티브’의 마이크 슈나이더는 NYT에 “트럼프는 오랫동안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곳에서 집중적인 선거운동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름잡던 소셜미디어 전장에 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대권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달 25일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그의 출마 선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집행한 광고비는 62만 달러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약 40만 달러 차이로 밀렸다. 대선 판도에 소셜미디어가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NYT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페이스북에서 다채로운 형식의 광고 마케팅을 펼치며 지지층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례로 최근 5주 동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달 73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마케팅이 전개됐다. 45만 달러가 투입된 이 생일 광고는 트럼프 생일 축하 카드에 사인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인데, 이메일이나 집 주소 등 새로운 지지자들과 직접 닿을 수 있는 연락처를 수집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이었다. 

어떤 광고는 파티 모자를 쓴 젊은 남자가 선물과 풍선을 든 친구들에게 포옹 받는 것을 보여주고, 다른 광고는 촛불이 켜진 생일 케이크를 든 여성을 등장시키는 등 다양한 계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 총동원됐다. 

공화당 측 디지털 전략가인 마이클 덩컨은 “생일 카드 광고처럼 디지털 리스트를 작성하는 노력은 지지자들을 재결집시키고 더 개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며, 이메일 목록을 업데이트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화당 전략가인 에릭 윌슨은 “페이스북 광고는 이메일 목록을 만드는 데 있어 정말 귀중한 자료”라며 “이메일 목록이 많으면 온라인 기부 모금액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 조사, 주류언론 보도 편향성 조사, 멕시코 국경 폐쇄 여부 조사 등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참가자들의 이름과 우편번호, 이메일을 수집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브래드 파스칼 선대본부장은 지난 1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처럼 우리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연락처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2020년 대선까지 4천만~6천만 명의 직접 연락처 정보가 축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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