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창업 12년 만에 요금제 최대폭 인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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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액 요금제 13~18% 인상…12년만 역대 최대폭 
신규가입자 우선 적용…기존 가입자는 3개월 유예
아마존·디즈니·애플 등 신규 사업자 방어재원 조달

미국 내 5800만 명의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가 15일(현지시간) 사상 최대폭의 요금 인상안을 전격 발표했다. 

창사이래 12년 만에 13~18%에 이르는 요금제 인상을 단행하자 가입자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주가는 장중 6% 가까이 급등했다. 

넷플릭스는 월 7.99달러 베이직 요금제는 월 9.99달러, HD스트리밍을 가정 내 두 대의 인터넷 기기에서 시청할 수 있는 월 10.99달러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2.99달러로 인상했다. 4K 시청이 가능한 월 13.99달러 플리미엄 요금제는 15.99달러까지 상승한다. 

회사는 신규 가입 고객부터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하고 기존 가입자의 경우 3개월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당장 미국내 가입자에 한해 인상안이 적용되지만 일부 다른 국가에서도 인상 여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주로 가입 비중이 높은 40여 개 북·중·남미 국가에서 가격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요금 인상을 통해 인기 오리지널 TV쇼 및 영화, 시리즈물 제작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마존, 디즈니, 애플 등의 막강한 경쟁자들을 상대하기 위한 재원을 조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HBO, 훌루(Hulu)와 같은 기존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이들 신규 진출사업자들의 등장으로 천문학적인 방어비용 조달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14일 미국 3대 네트워크 중 하나인 NBC 유니버설은 2020년 월 12달러의 유료TV 가입자에게 광고 없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가입하지 않은 무료 이용자는 유튜브처럼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NBC는 1인당 5달러의 광고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디즈니는 올해 말 넷플릭스를 겨냥한 ‘디즈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디즈니의 강점인 자사 미디어 자산은 물론 713억달러를 들여 21세기 폭스의 영화 및 TV 스튜디오, 스카이 TV, 인도 스타 및 훌루의 지분 상당부분을 확보했다.  

디즈니의 또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츠 미디어 ‘ESPN+’는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명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했다. 

애플도 상반기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본격 뛰어든다. 삼성전자가 CES 2019에 출품한 스마트TV에 영화·TV 드라마 등을 시청할 수 있는 애플의 새로운 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아이튠즈가 탑재됐다. 기본 콘텐츠에 애플이 진출하는 현지 콘텐츠 제공 업체나 글로벌 라이선스 업체를 입점시켜 이용자가 채널 패키지에 추가 가입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국내 IPTV 서비스와 비슷한 방식이다. 애플은 수개월 내 100여 개 국가에 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비디오 렌탈 무료 배송 업체였던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든 이후 가격을 올린 것은 모두 네 차례다. 2017년 10월 3% 수준의 마지막 인상이 있었고, 이전에는 가입자 순증과 주가 상승을 위한 소폭 인상이었다.  

넷플릭스 미국내 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 전년대비 10.7% 증가한 5800만 명으로, 전 세계 가입자 수 7800만 명 등 모두 1억 36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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