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 만나 무슨 이야기 하나?…北·中 ‘윈윈’

Kim and Xi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에게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한편 현재 대북 경제제재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 중국 정부 김정은 위원장 중국 방문 공식 확인, 2차 방문처럼 항공편 이용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자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이 19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어 “이번 방문이 북중 관계를 한층 심화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19~2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이날 오전 10시 뉴스에서 속보로 보도했다.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가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중 소식을 도착 단계에서부터 공개적으로 확인, 보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선 두 차례 방문에서는 모두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간 직후 관영매체들의 보도가 허용됐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가장 먼저 이날 김 위원장의 3차 방중 가능성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 3·5월 이어 세번째 방중, 시진핑 만나 북미정상회담 결과 설명하고 유엔 대북제재 완화 논의할 듯

이로써 지난 3월 25~28일 1차 베이징 방중, 5월 7~8일 2차 다롄(大連) 방중에 이어 3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김 위원장은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게 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사망하기 1년 전, 4차례나 방중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김정은을 후계구도로 인정받으려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때라는 점에서 지금과는 사정이 달랐다.

김정은 위원장은 3번째 방중에서 앞선 다롄 방중 때와 같이 항공편을 이용했다.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와 북한 국내 시찰 시 이용했던 안토노프(An)-148 특별기 1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의 집기 등을 실어날랐던 ‘일류신-76’ 기종 화물기 1대가 차례로 착륙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조종하는 모습이 공개됐던 안토노프-148기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김 위원장이 이 비행기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일본 매체들이 찍은 사진에 의해 김 위원장이 ‘참매 1호기’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우두 국제공항 국빈 터미널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탑승해 곧바로 중국의 국빈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台)로 향했다. 이날 공항에는 휘장이 달린 VIP 차량 2대와 승용차 10여대, 미니버스 10여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중국 측은 김 위원장 일행이 댜오위타이에 도착할 때까지 베이징 시내 해당 상하차선을 모두 비우고 사이드카가 호위토록 하는 최상급 의전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회동을 갖고 만찬까지 함께 할 예정이다.

◈ 김정은 대북제재 완화, 시진핑 중국 역할론 부각 ‘누이좋고 매부좋고’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까지 중국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3개월도 되지 않아 세 차례나 방중한 사실은 북중 관계가 급속도로 밀착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초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은 북미정상회담 결과 설명 이상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현재 북한에 대해 취해지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규모 경제제재의 완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초 전격적인 다롄 방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쾌감을 나타내며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는 돌발상황을 맞은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또다시 방중을 감행할 정도로 절박한 이슈는 대북제재 완화 말고는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북한에 취해지고 있는 전방위 대북제재는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설을 보도한 니혼게이자이 역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확실한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북한 윈윈을 위한 길 찾다

중국 역시 이같은 북한의 상황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중국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 뒤 내놓은 북미공동성명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된 유관 결의에 따라 북한이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이는 관련 제재를 중단하거나 해제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대북제재 조정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완전한 비핵화 이후 제재완화를 주장하는 미국과 시각차를 보인 것이다.

중국으로서도 북한을 최대한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 역할론’의 입지를 강화시킨다는 측면에서 대북제재 완화는 매력적인 카드다. 시 주석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러 온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중국은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길 바라며 미국을 포함한 각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에 참여하길 원한다”며 중국 역할론을 못 박았다. 지난 북미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 위원장이 중국 국적기 로고가 선명한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한 중국은 이번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으로 ‘차이나 패싱’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3차 정상회담에서 향후 한반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의 대미 협상 전략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뒷배’인 중국과 공조 체제를 강화해 두 나라간 밀착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이를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폭탄을 부과하며 무역전쟁에 돌입하는가 하면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도하려는 북한과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중국, 이런 북중관계를 좌시하지 않으려는 미국이 서로 얽히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의 돌발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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