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걱정’ 페이스북, F8 전격취소…구글·애플도 고민

페이스북 F8 개발자 컨퍼런스 (출처=wikimedia 캡처)

페이스북이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 F8 컨퍼런스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여파에 따라 상반기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글로벌 행사와 신제품 발표 이벤트가 연이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페이스북은 27일(현지시간) 5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맥에너리(McEnery)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인 ‘F8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작년 이 행사에는 전세계 개발자 5천여 명이 참가했다.

페이스북 개발자 플랫폼 책임자인 콘스탄티노스 파파밀티아디스(Konstantinos Papamiltiadis)는 페이스북 블로그를 통해 “F8은 페이스북에게 매우 중요한 행사이며 전 세계 모든 사용자가 가장 좋아하는 축제지만 우리에게 개발자 파트너의 건강은 가장 우선해야할 목표”라면서 “F8에 직접 참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했지만 포용적인 이벤트 주최가 중요하며 글로벌 개발자들이 참석하지 않는 F8은 옳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F8 컨퍼런스는 대신 현지에서 호스팅되는 이벤트, 영상 및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 등의 결합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통해 개발자들과 연결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3월 초 열릴 예정이던 페이스북 주관 글로벌 마케팅 서밋을 취소한 이후 코로나19 전파 위험으로 취소된 두 번째 글로벌 이벤트다. 당초 이 행사에는 전 세계 마케팅 관계자 4천 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페이스북은 앞서 보스톤에서 27일부터 3월 1일까지 개최되는 게임 컨벤션 ‘팍스 이스트(PAX East)’에 직원 파견을 철회한데다 3월 16일부터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에도 참가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페이스북은 매년 GDC에 참가해 자사 오큘러스(Oculus) 가상현실(VR) 및 게임 분야에 대한 발표를 해왔다.

소니 역시 GDC 참가를 철회했다. 소니는 성명에서 “코로나19 우려가 높아지면서 GDC 참가 취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 여행 제한 관련 지침이 시시각각 바뀌면서 우리는 안타깝지만 전 세계인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GDC 측은 그러나 미국 검역법과 WHO(세계보건기구),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등의 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혀 행사 철회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지난달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MWC 2020 행사는 취소된 바 있다.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각지에 서비스와 제품 판매를 하고 있는 IT 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 대유행 현실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부 지침을 배포하고 직원과 사업장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제품 생산공장이 대부분 중국에 있는 기업들은 이미 생산과 공급에 타격을 받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업무 담당자들에게 코로나19 발생국 중심으로 외부 접촉을 최소화 하거나 재택 또는 원격근무를 하도록 조치하는 등 조치에 나선 상태다.

당장 3월 31일 예정으로 알려진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9(또는 아이폰SE 2) 발표 이벤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구글과 애플은 확산세를 지켜보며 5월과 6월 개최하는 구글 I/O, 애플 WWDC 등 연례세계개발자회의를 취소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주최하는 SDC는 작년 11월 이미 진행해 여파를 피했다.

하지만 작년 중국을 시작으로 확산세가 이어지다 확진자 발생국들의 강력한 차단조치와 방역으로 2월초 주춤했던 코로나19가 최근 비교적 전염 우려가 적었던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본토에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가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바이러스 등 전염병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잘 대비된 국가”라며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28일 다우지수는 1190p 폭락하며 뉴욕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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