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네이버·카카오의 ‘AI 뉴스편집’은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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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뉴스 편집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이후 추가로 내놓은 네이버 뉴스·댓글 개선책의 핵심이다. 뉴스 편집과 댓글 관리 권한, 광고수익을 제휴 언론사에게 넘기고, 사용자가 기사를 클릭할 경우 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첫 화면에선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도 빠진다.

네이버는 대신 모바일에 ‘뉴스판’을 도입해 메인 화면을 옆으로 밀면 사용자가 선호하는 언론사 목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네이버 채널’과 유사한 방식으로 제휴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뉴스를 노출한다. 특히 사용자 관심사 추천 기반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인 기존 ‘에어스(AiRS)’를 확대해 편집인력 없이 운영되는 ‘뉴스피드판’을 신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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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 및 뉴스 댓글 서비스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개선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네이버·카카오, 차 떼고 포 떼고?…눈 가리고 아웅

이튿날 카카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뉴스 편집이나, 실검 서비스 변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미 AI 기반의 편집 없는 뉴스 서비스를 카카오채널과 다음앱에서 단계적으로 실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카카오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오후 다음 모바일 첫 화면에 ‘추천’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첫번 째 있던 뉴스는 두번 째로 밀렸다.

카카오는 2015년부터 도입한 실시간 이용자 반응형 뉴스 추천 알고리즘 ‘루빅스’ 대신 최근 스마트 스피커 카카오 미니와 번역 등에 활용되는 ‘카카오 i’를 적용했다. 루빅스가 통합된 것인지 새롭게 대체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추천’ 탭은 뉴스를 포함해 카페·블로그·커뮤니티·동영상 등 다양한 다음 포털의 콘텐츠를 노출시킨다. 뉴스 비중이 더 높지만, 사용자 관심사에 따른 추천 알고리즘이어서 기존 정치·경제·사회 뉴스의 무거감보다는 한결 가벼워 보인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추천’은 사람이 편집하는 것이 아닌 AI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콘텐츠로 구성된다. 현재는 사용자들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함께 노출되고 있지만 뉴스 탭 대신 추천 탭이 기본값으로 대신하게 된다. 지금도 사용자가 설정하면 기본 목록을 변경할 수 있다.

New AI news system banner from Kakao Group

언뜻 여론의 비판을 수용해 뉴스에서 힘을 빼겠다는 것으로 보이지만, 보여주는 방식만 다를 뿐 주요 뉴스를 포털에서 소비하는 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준웅 교수는 CBS ‘Why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상한대로 뉴스편집을 안하는 것처럼 보이는 쪽으로 세게 치고 나왔다”면서 “그동안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용적으로 뭐가 달라지는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네이버의 현상유지적이고 책임회피적인 태도가 다시 반복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사용자의 관심사를 추적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일반화 된 방식을 답습한 것으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모바일에서 뉴스 비중을 줄이는 것은 더이상 혁신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가 빠르게 소비된다든지 사용자의 개인 관심사를 쫓는 모바일 트렌드의 흐름을 보더라도 사용자층, 연령, 성별, 이용시간, 관심사별 이용 특성이 PC 웹과 확연히 다른 모바일에서 소셜 미디어와 흡사한 형태로 전환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라며 “플랫폼 입장에서 완성도를 가진 점진적인 변화 대신, 최근 비판 이슈가 이같은 도입을 좀 더 앞당긴 것에 불과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뉴스 선택과 노출 빈도가 높은 PC 웹에 대해서는 네이버·카카오 모두 혁신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예민한 관계’가 되어버린 제휴 언론사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뉴스 편집에 기존에 적용해왔던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 구글의 새로운 뉴스 AI 편집, 네이버·카카오와 무엇이 다를까

구글은 10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를 통해 AI와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발표했다.

국내 포털과 달리 언론사 제휴가 없는 구글은 맞춤형 추천 뉴스를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아웃링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15년 전 선보인 ‘구글 뉴스’는 현재 네이버가 관련 기사를 여러개 묶음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 해왔다. 구글 뉴스의 이번 변화를 살펴보면 AI 접목을 강화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 뉴스의 변화도 조금은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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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뉴스

기존 구글 방식이 사용자 검색에 충실한 뉴스 목록을 묶음으로 배열하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구글 뉴스는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 뉴스 내용을 분석하고 시간 흐름과 관련성에 따른 스토리 라인 형태로 노출한다.

첫 화면 상단에 AI가 추천하는 실시간 뉴스 5개가 배열된다. 가장 중요한 헤드라인, 사용자 위치 또는 선택 언어 기반의 현지 뉴스 및 관심 주제에 대한 최신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5개의 뉴스를 선별해 보여주는 식이다.

구글은 “AI가 인간의 지능과 만났다”며 인간 전문가의 경험을 AI를 통해 대신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구글 뉴스는 실시간 뉴스 내용을 분석해 새로운 AI 및 머신러닝 집합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토리 라인을 구성해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구글이 구글 뉴스의 가장 강력한 기능이라고 추켜세운 ‘풀 커버리지’는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필터링한 매체나 관심사 정보는 배제한 채 다양한 매체, 동영상, 지역뉴스, FAQ, 의견, 논평 등을 신뢰도와 시간 흐름에 따라 보여진다.

구글이 ‘시간적 동일 지역성(temporal co-locality)’이라 부르는 이 알고리즘 기술은 내용의 전개에 따라 사람, 장소, 사물간의 관계를 실시간 매핑하여 스토리 라인으로 구성하고 특정 스토리에 대한 일관성 있고 광범위한 견해를 제공해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미치는 영향이나 관련된 반응은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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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뉴스 ‘풀 커버리지’

‘구글 플레이 뉴스스탠드’ 업데이트 방식으로 다음주 전 세계 217개 국가 구글 플레이와 iOS 앱, 구글 웹을 통해 서비스 되는 새 ‘구글 뉴스’는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통합하고 유사한 기사들을 묶어 사용자 선택의 폭과 관심사를 넓히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 AI가 얼마나 신뢰도 높은 뉴스를 보여줄지는 그 기준이 불명확하지만 사람이 편집하든, AI가 편집하든 사용자는 개인화된 서비스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 ‘구글 뉴스’의 흐름과 AI 편집이 미칠 영향 

공교롭게도 국내에서 가장 비교되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의 뉴스 개편 전략이 이틀동안 쏟아졌다. 구글이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는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뉴스 손 떼기’ 대책이 전반적인 뉴스 소비의 감소로 이어져 각 매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황용석 교수는 “파격적이기 보다는 처음부터 가고 싶었던 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면서 “어떻게보면 네이버 입장에서는 골치 아파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인데 떠밀려서 손을 떼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언론사들의 타격이 클것이다. 그동안 네이버의 덕을 본 매체들의 페이지뷰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뉴스 소비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한 인공지능 전문가는 “구글이 뉴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뉴스에 담긴 광범위하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AI가 학습함으로써 확보할 수 있는 기술 서비스의 높은 가치 때문”이라며 “국내 포털이 뉴스를 통해 이용자 유입효과를 늘리고 광고로 이어지는 사업 방식에 천착한 나머지 이를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포털이 콘텐츠 유통에 몸을 맡긴 사이 ‘검색 신뢰’에 중심을 둔 구글이 국내 검색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이 인공지능과 뉴스 이니셔티브에 상당한 투자를 해온 것 못지 않게 이용자들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기 위해 구글을 찾는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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