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는 안돼”…영국 상·하원 브렉시트 연기

May Theresa
하원 출석한 메이 英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5월 23일까지 EU 탈퇴 못하면 유럽의회 선거 참여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법안이 영국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상원은 8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올려보낸 브렉시트 연기 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여왕 재가를 거친 뒤 정식으로 효력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이 법안은 오는 4월 12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시기를 추가 연기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지에 관해서는 규정하지 않았다.

정부는 9일 하원에서 이에 관해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12일에서 6월 30일까지 추가 연기해줄 것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요청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5월 23일까지 EU에서 탈퇴하지 못하면 법적으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EU의 입장도 수용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오는 1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브렉시트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추가 연기 방안의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메이 총리는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각각 만나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관해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국무조정실은 오는 5월 23일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영국이 참여하기 위한 행정입법 등 관련 조치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 대변인은 “필요한 입법절차를 5월 22일 이전에 마쳐 합의 하에 EU를 떠나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지만 “영국이 선거에 참여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 참여 준비에 나선 것은 브렉시트가 5월 22일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관련해 집권 보수당은 당원들에게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희망할 경우 오는 24일까지 등록을 마쳐야 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경우 브렉시트 시한을 당초 예정된 3월 29일에서 5월 22일로 연기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4월 12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하는 방안과 5월 23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장기 연기’를 하는 방안을 선택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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