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戰 이어 금융戰 앞둔 네이버-카카오, 승자는?

0
4
(사진=연합뉴스)

中 ‘페이전쟁’ 닮은꼴 韓 ‘페이전쟁’ 점화
“각각 강한 시장 선점 뒤 결국 맞붙을 것”

국내 IT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핀테크 1인자 자리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당분간은 각자가 강점을 가진 영역에 집중하겠지만 최강자 자리를 두고 전면전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25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사내독립기업(CIC)인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카카오뱅크’를 필두로 일찌감치 금융 산업에 진출한 카카오와 당장 진검승부를 벌일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두 회사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들이 결국은 ‘한국 핀테크 1인자’ 자리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 네이버, e-commerce 장점 극대화에 집중…은행업 아쉬움은 해외사업으로 보완

(사진=연합뉴스)

네이버는 국내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네이버쇼핑’을 갖고 있고, 네이버페이 결재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간편 결제 업체 중 결제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자사의 강점을 살려 현재 온라인에 집중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파이낸셜에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할 ‘미래에셋’과 함께 네이버쇼핑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중소쇼핑몰을 상대로 이들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대출을 해주는 사업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월 ‘2018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쇼핑 서비스를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가 이용할 수 있는 대출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은행이 없어도 다양한 금융사업을 할 수는 있지만 은행을 소유하지 않고 금융사업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과 태국 등에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등 우회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다만 국내에서 인터넷은행 설립 등 은행업 진출을 두고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에 진출해 잘 하고 있고, 네이버는 은행을 하지 않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네이버파이낸셜 초대대표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가천대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는 “네이버가 인터넷은행 설립 등을 통해 은행업에 진출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당분간 자신들이 강점을 갖는 영역에 집중하며 힘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카카오, 은행 십분 활용…이커머스 강화 방안 고민할 듯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잔근육을 키우는 동안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를 갖고 있는 카카오도 네트워크와 은행업 등 자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의 출발이 카카오가 메신저 서비스에 덧붙인 간편 결제에 송금서비스를 더한 개념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증권사 바로투자증권 인수도 추진하며 카카오페이를 금융 투자상품 판매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네이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이커머스와 해외시장은 카카오의 약한 고리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해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중국 ‘앤트파이낸셜’과 손잡고 2억 달러(약 2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도 지갑이 필요 없어지는 셈”이라고 밝혔다. 

◇ “中페이전쟁 닮은 韓페이전쟁…네이버?카카오, 진검승부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국내 핀테크 시장은 아직 고착화되지 않은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는 당분간 각사가 강점을 가진 사업에 체력 쌓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간편 결제 서비스를 앞세운 핀테크 산업의 특성상 두 IT공룡의 전면전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사업 모델은 각각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의 그것을 닮아있는데 2010년대 초반부터 간편 결제 시장을 두고 격돌한 두 회사의 승부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을 만큼 역동적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그룹이 만든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는 2013년 알리바바 산하 이커머스인 ‘타오바오’의 한 서비스 부서로 출발해 현재는 앤트파이낸셜 산하 자회사로까지 성장했다. 네이버 CIC에서 출발해 네이버파이낸스까지 이어진 네이버페이와 닮은꼴이다. 

2013년 텐센트의 모바일메신저인 위챗에 탑재된 모바일결제서비스로 출발한 위챗페이는 미니프로그램과 미니게임 등 위챗 내 서비스의 결재수단이 되면서 사용빈도가 높아졌고, 위챗 사업 영역이 확장되면서 온오프라인 결제서비스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 역시 카카오페이와 궤를 함께 한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처럼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시작됐지만 현재는 중국의 핀테크 시장을 두고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중국에서 간편 결제 서비스 이용자 중 상당수가 두 가지 서비스를 모두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열의 가리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양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장 지배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혈투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핀테크 시장이 조성된 중국에서도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전문 스타트업 미디어 ‘플래텀’의 조상래 대표는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통적으로 중국의 알리페이와 위쳇페이처럼 트래픽과 데이터 경쟁력에 기반 한 금융상품을 확장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며 “월 1천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결제자)들을 통해 쌓은 검색과 클릭 데이터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양사의 진검승부를 전망했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