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대통령-재계 총수, 제2중동 붐-제2두바이 만들기 교감?

출처: 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국내 재계 총수들과 만났다.

UAE 투자를 통한 이른바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는 국내 기업과 아부다비를 ‘제2의 두바이’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자하는 UAE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양국 경제협력의 질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한-UAE 기업인들 한 자리 모이고 UAE대통령-재계 총수 간담회도

28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UAE 7개 토후국(土侯國) 중 최대국인 아부다비의 국왕인 동시에 UAE 대통령으로 이번 만남은 모하메드 대통령이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이 참석했다.

무함마드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이냐는 질문에 정기선 부회장은 “저희는 일반 상선과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 기계 분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며 “저희의 장점을 잘 설명드리고 오겠다”고 말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간담회 자리에서 재계 총수들은 기존에 양국이 협력하던 원전과 건설은 물론 첨단 기술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기업별 UAE와 파트너십 계획을 설명하고, 두번째 세션에서는 기업별 인사 및 소개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앞서 취재진에게 UAE와의 파트너십과 협력 방안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밝힌 최태원 회장은 행사를 마치고 나오며 “좋은 말씀을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고 앞으로 많이 같이 하자는 말씀을 많이 했다”며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고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UAE를 국빈 방문해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우리돈 약 4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 냈는데, 무함마드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구체적인 투자 밑그림이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무함마드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기념해 열린 투자포럼에도 많은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UAE 대사관과 대한상공회의소가 함께 개최한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한국 측에서는 글로벌 세아 김성수 부사장, 넥스페이스 황선영 대표, 두산에너빌리티 김종두 부사장,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대표, 야놀자 김종윤 CSO, 위메이드 허석준 부사장, 포스코 서지원 전무, 한국항공우주산업 윤종호 부사장, 카카오모빌리티 박승현 부사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지혜 부사장 등 UAE 진출에 관심있는 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UAE 측에서는 Mubadala Investment, Essa Al Ghurair Investment, Lulu Group International, Al Sayegh Group, Dubai International Financial Center 등 한국 측 참가 기업과 상호 투자 확대 등 논의 원하는 기업과 Ducab Group, Emirates Steel Arkan, Emirates Global Aluminium 등 국내 제조 기업과 헙업을 희망하는 기업 등 경제인 50여명이 참석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환영사를 통해 “양국의 협력관계는 플랜트 및 유전 개발에서 싹을 틔웠고 바라카 원전이라는 축복을 통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였다”며 “기업인들이 뿌린 협력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좋은 토양과 따뜻한 햇볕을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일머니 원하는 재계-글로벌 기업 유치 원하는 UAE, 윈윈

한국과 UAE는 무하마드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양국은 원전과 건설을 중심으로 협력해왔다면 앞으로는 ICT(정보통신기술)과 청정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로까지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은 중동 지역, 특히 UAE에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중동 지역은 최근 스마트시티 건설과 원자력발전소, 태양광, 방산 수출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어 ‘제2의 중동 붐’ 조성이 기대되는 지역이고, 특히 UAE는 탄소중립 도시를 표방하는 ‘마르시티’ 등과 관련한 다양한 수주가 기대된다.

이런 이유로 이재용 회장은 중동 지역을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고 표현하며 지난 2022년 10월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UAE를 찾았고, 올 2월 설 연휴에도 UAE 등 중동 국가를 찾아 현지 사업장을 점검했다.

SK그룹은 SK에코플랜트가 UAE 및 오만에서 그린수소 프로젝트 사업 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SK에너지는 UAE에서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UAE 등 중동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해 현지 상황을 살펴봤던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을 연평균 6.8%씩 늘려 2030년에는 UAE와 사우디 등 중동 지역 14개국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한화그룹도 방산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지난 2022년 UAE에 지대공 미사일을 수출했고, HD현대는 중동지역 선사들로부터 다수의 선박을 수주하고 있다.

UAE도 국내 기업들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UAE는 지난 20년 간 중동지역 허브로 ‘두바이’를 키워왔는데 UAE 정부는 ‘비전 2030’을 통해 수도인 ‘아부다비’를 두바이 같은 글로벌 도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부다비는 아부다비국제금융센터(ADGM), 칼리파경제구역아부다비(KIZAD),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 등 자유 구역과 경제 클러스터가 설립됐는데 UAE 정부는 여기에 두바이와 비슷한 산업별 섹터를 갖춘 글로벌 비지니스 구역을 만들기 위한 구상을 갖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지역은 UAE와 사우디 등 주요국이 자국을 글로벌 경제 허브로 만들기 위해 진출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치열한 해외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UAE가 국내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아부다비에 해당 기업을 유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