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영국의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승인에 대해 “너무 성급했다”며 비판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의약청(EMA)과 EU 의원들은 영국의 결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의 긴급사용 승인은 초고속 긴급 승인 절차에 따라 내려졌고,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은 대규모 실험 데이터를 검토하기 시작한 지 열흘 만에 백신을 일시적으로 승인했다.
EMA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영국이 선택한 긴급승인 절차보다 더 많은 증거와 검사를 요구했기 때문에 백신 승인 절차가 더 오래 걸리는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EMA는 이어 “EU의 조건부 판매 허가가 코로나19 비상사태에 대응하는데 가장 적절한 규제 메커니즘”이라며 “관련 절차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화이자 백신 승인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MA의 절차는 더 많은 증거에 기초했기 때문에 “모든 EU 시민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규제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EMA는 지난 10월 6일 화이자 임상실험의 예비 데이터에 대한 사전 검토를 시작했는데, 이는 보통 전체 데이터를 받은지 최소 7개월이 걸리는 승인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긴급 절차였다.
하지만 영국 규제당국은 지난 10월 30일 자체적인 검토에 착수했고 EMA가 이용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적은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에따라 영국의 긴급사용 승인이 성급했다는 비판이 EU의원들 사이에서도 일고 있다.
EU 의회 중도 우파 그룹 수장을 맡고 있는 피터 리제 EU 의원은 “이번 결정에는 문제가 있다”며 “EU 회원국들이 영국과 같은 방식으로 승인 과정을 반복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EMA의 철저한 검토가 성급한 긴급 판매 승인보다 낫다”고 비판했다.
로이터는 “EU규정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EMA의 승인을 받아야 EU내에서 백신을 배포할 수 있다. 영국은 연말 EU를 떠날 때까지 EU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