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미리 주면 위험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노후에 자녀로 부터 대우 받으려고, 부모가 고소 당할까봐, 검인 과정
피하려고, 아니면 상속세 덜 내려고, 혹은 요양원 비용 등의 정부 혜택을 받으려고 하는 등의
이유로 재산을 자녀에게 양도하거나 부동산 등의 재산을 공동 명의 또는 자녀 명의로 바꾸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이렇게 재산을 주었을 때 문제는 일단 자녀에게 주고나면 증여한 재산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훗날 사정이 바뀌더라도 돌려달라고 할 권리가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은 착해서 훗날 내가 필요할 때 반드시 준다’ 고 철석같이 믿고 있어도 이를 돌이킬 방법이 없고 설령 자녀들이 돌려주고 싶어도 배우자 등의 영향, 또는 자녀의 무능력이나 사망으로
되돌려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떤 이들은 부모가 고소 당하거나 채권자에게 뺏길까봐 자녀에게 주기도 하지만 잘못되면 Fraudulent Conveyance, 즉 허위로 양도했다는 이유로 법적으로 보호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 씨 부부에게는 집, 렌트를 내준 건물, 그리고 투자 계좌가 있었습니다.

박 씨 부부는 고소당할 염려가 있어 고민하다가 친구의 권유로 당분간 부동산은 아들 명의로, 투자 계좌는 딸 명의로 했습니다.

박 씨 부부는 은퇴할 때가 되어 이제 재산 명의를 자녀로 부터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 동안 아들은 결혼을 했고 며느리가 자기들 것인 줄 알았는데 섭섭하다고 아들과 다투기 까지 하며
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아들이 갑자기 뇌졸증으로 쓰러져 장기요양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명의를 준 건물 때문에 정부 혜택을 거절 당했습니다.

아들이 상속 계획 없이 몇달 후 사망하게 되어 이 건물은 결국 며느리에게 가게 되었는데 며느리가 재혼을 하고 이 건물을 새 남편과 공동 명의로 바꿨습니다.

그럼 며느리가 사망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 부동산은 새 남편의 이름으로 넘겨지므로 결국 아들에게서 낳은 나의 손주는 건물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엎친데 덮친격 딸은 차 사고로 고소를 당하여 딸에게 준 투자 계좌 조차도 손해 배상금으로 탕진하게 되어 박 씨 부부는 노년에 빈털털이가 되었으니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또 한가지 염두에 둘 것은 자녀의 이혼 가능성입니다. 물론 유쾌한 통계는 아니지만 현 미국내
이혼율이 50%를 넘는 실정이고 미리 물려준 재산을 이혼 시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 시키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지혜로운 상속을 위해서라면 이 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 외에도 재산을 자녀에게 미리 주는 것은 다른 칼럼에서 설명 드린대로 Capital Gains Tax
(양도소득세)와 Gift Tax (증여세) 를 내는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일입니다.

재산을 살아있는 동안 그리고 사후에도 부모의 뜻대로 쓰일 수 있게 하고 언제든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은 제대로 된 Living Trust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신탁 안에 원하는 조건을 명시하여 상속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더라도 자녀들이 그 유산을 낭비하지 않도록 교육, 건강, 생활 지원 등을 위한 목적으로만 쓰게끔 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자녀에게 재산을 한꺼번에 물려주지 않고 신탁을 통해 자녀가 학비가 필요하거나 직장에서 돈을 벌기 시작할 때 재산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자녀가 돈에 대한 책임감이 생길 나이에 재산을 주게끔 할 수 있습니다.

정부 혜택을 받기 위해 재산을 미리 자녀에게 주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는 잘못하면 정부혜택 박탈, 재산 회수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Long-Term Care Asset Protection Trust (장기요양 재산보호 신탁) 을 설립하여 부모는 정부 혜택을 받고 자녀에게는 재산과 양도세 혜택까지도 물려줄 수 있으니 자녀에게 주고나서 후회하지 말고 전문인과 미리 계획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