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유명 사립대인 칼튼대학교 교정에서는 한국어 부전공과정 개설을 촉구하는 청원 캠페인이 벌어졌다.
2015년에 이 대학 교양과목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어를 좀 더 많이,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열망이 분출된 것이다.
이 캠페인을 주도한 학생들은 칼튼대 동아리인 KIS(Korean and International Society) 회원들이었다.
이렇게 3주간 벌어진 캠페인에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서명했다.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까지 기입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청원자들이 나타나게 될 줄은 KIS도 몰랐고, 학교 당국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청원 캠페인은 세 학기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주캐나다 한국 대사관은 9일(현지시간) 이 대학에 한국어 부전공과정이 개설됐다는 뉴스를 전했다.
이 대학은 국제학, 무역학, 정치학, 행정학 등 주요 10개 학사 과정과 4개 석사과정의 경우 언어 부전공을 이수해야만 졸업 자격을 부여한다.
언어별 전공학과가 없는 대신 한국어 외에 6개 외국어(서어, 독어, 노어, 이태리어, 중어, 일어)를 부전공으로 학습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외국어를 부전공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6개 학기이상 관련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한국어 부전공과정이 개설되자 3학년 때 한국어를 부전공으로 하려는 1,2학년 학생들 사이에 한국어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 가을학기 수강신청 결과를 보면 1학년 7개반, 2학년 2개반 등 총 10개반에서 240명 넘는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학 본부는 코로나사태로 이번 학기 전체 등록학생수가 감소했고, 언어과목 수강인원도 상당폭 감소했다면서 그에 비하면 한국어 수강 학생수의 대폭 증가는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KIS가 대학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어 부전공과정 개설 청원 캠페인에 활용된 대자보(사진=KIS 페이스북 캡처)주캐나다 대사관 이동옥 공사는 “수도 오타와에 있는 칼튼대 학생들은 연방정부 인턴십프로그램을 활용해 졸업후 연방정부의 공무원·연구원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다”며 “이번 한국어 부전공과정 설치는 친한 전문인력이 캐나다 각계각층으로 배출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대학 외에도 한국어를 가르치는 캐나다 대학들도 적지 않다.
현재 토론토대·알버타대·맥길대(동아시아학과), 요크대(언어문학과), UBC(아시아학과) 등에 한국어 전공과목이 개설돼 있다.
매니토바대, PEI대에서도 한국어를 교양과목으로 교육중이다.
최근 짧은 시간에 캐나다에서 한국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과 관련해 이 공사는 “BTS로 대표되는 K팝에 대한 관심과 한국영화의 인기가 한 몫을 한 것에는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외국의 대학교에 한국어·한국학과를 설치하는 것은 우리 외교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공공외교의 핵심사업이다.
한국 문화 확산과 친한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우리나라 인식을 제고한다는 외교 전략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