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대규모 지진 전조 현상이 감지되면서 두려움에 휩싸였다. 실제 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은 단계라는 평가가 따르지만 만일의 사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지진 가능성은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県)에 있는 미우라시(三浦市)에서 감지됐다. 해당 지역 소방국 담당자는 “지난 4일 저녁 8시경부터 ‘가스 냄새가 난다’ ‘뭔가 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등의 신고가 150건 정도 접수됐다”며 “냄새로 인해 이상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정체불명의 냄새는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요코스카시(橫須賀市)의 북서쪽에 있는 즈시시(逗子市)에서도 제보가 속출했다.
소방국 담당자는 “냄새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조선 운항으로 인한 배기(排氣)로 냄새가 퍼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10분 정도면 사라진다”라며 “이만큼 광범위한 지역에서 장시간 냄새가 나는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요코스카시의 해상 보안부는 선박에서 냄새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토대로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부근을 항해하는 선박을 확인한 결과 냄새와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정체불명의 냄새는 어디서 왔을까. 전문가들은 지진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리쓰메이칸대학 환태평양 문명 연구센터의 다카하시 마나부 교수는 “미우라 지역에서 감지된 냄새가 암반 균열 시 발생하는 냄새와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라며 “어쩌면 지진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냄새 이후 지진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지진의 전조 현상이 맞다면 2011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이바라키현(茨城県)에서 리히터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고 14일에는 가고시마현(鹿児島県) 아마미섬 인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감지됐다. 두 경우 모두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 몇 차례 큰 지진으로 인해 많은 인명사고와 큰 재산 피해를 겪었던 일본이기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