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최악의 유혈사태를 일으켰다. 반군부독재 시위에 참가한 시민 중 최소 1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특히 초 모에 툰 주UN(유엔‧국제연합) 미얀마 대사가 쿠데타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직후 군부의 폭력이 노골화됐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경이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폭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위 참가자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했다. 군부가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다.
군부는 양곤과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에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고, 이에 따라 사망자가 발생했다. 군부는 최루탄과 섬광탄, 섬광수류탄도 사용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성명을 통해 군부의 확대하는 폭력을 비판하며 평화적 시위대를 향한 폭력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인권사무소 대변인은 “미얀마인들은 평화적 시위를 위해 모일 권리와 민주주의를 복원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런 기본권은 군부가 반드시 존중해야 하고, 폭력과 유혈 진압으로 맞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7명의 취재진을 비롯해 전문 의료인력과 학생 등 최소 85명이 구금됐다. 이달 전체로 보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민주인사를 포함해 1000명 이상이 독단적으로 체포되거나 구금됐다.
유엔인권사무소는 군부에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국제사회는 미얀마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시위대와 모든 이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최악의 유혈사태가 일어난 이날을 ‘피의 일요일’이라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군부는 유엔총회에서 쿠데타 종식을 위한 국제 사회의 도움을 호소한 초 모에툰 대사를 경질했다.
초 모에툰 대사는 26일 유엔 총회에서 자신은 문민정부의 대표라며 “(군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을 멈추고, 군사 쿠데타를 즉시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가능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 마지막에 미얀마어로 “우리의 명분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첫 번째 고위 공직자다.
군부는 “대사로서 책임과 힘을 남용하고, 국가를 배신했다”면서 그를 경질했다. 이에 대해 초 모에 툰 대사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