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민간인 45명 사망에도…美 “對이스라엘 지원정책 그대로”

사진출처: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난민촌 폭격으로 최소 45명이 사망했지만, 현 단계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28일(현지시간)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전에 들어간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 “현재 거론할 (대이스라엘) 정책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는 이스라엘이 대규모 부대와 함께 영토의 큰 부분들에 걸쳐 라파로 치고 들어가는 것을 보기를 여전히 원치 않는다”며 “현 시점에서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탱크 한 대, 장갑차 한 대 정도로는 새로운 지상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이스라엘이 라파 중심부의 인구 밀집지역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벌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커비 보좌관은 최근 이스라엘군 공격에 의해 라파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 사태에서 미국의 대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촉발할 요소는 없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바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한때 14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될 만큼 많은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대피한 라파에서 신뢰할 만한 민간인 보호 대책이 준비되지 않는 한,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진행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혀왔다.

커비 보좌관의 발언은 라파에서의 민간인 피해가 지상전이 아닌 공습에 의한 것이며,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대규모 지상전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밝힌 것이었다.

이와 함께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가자 난민촌 폭격 이후의 현지 이미지를 보고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난민촌 인명 희생이) 비극적 실수라고 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조사결과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한 행사에 참석한 뒤 가자지구 라파 난민 캠프의 주민 45명 사망에 대해 “‘비극적(tragic)’이라는 단어로는 묘사를 시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라며 개탄했다.

이와 함께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주말 동안 라파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인명 피해에 깊이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이어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냉혹하게 살해한 책임이 있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할 권리가 있으며 그게 이번 공습의 목적이었던 것 같다”면서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뒤로 숨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스라엘은 작전을 수행하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할 의무도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를 접촉해 우리의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6일 밤 라파 서부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 공습으로 여성과 노약자 23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군이 28일 추가로 라파 서쪽 난민촌을 공격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는 가자지구 민방위 관계자의 주장을 토대로 한 보도가 나왔으나 이스라엘군은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로이터 통신은 28일 목격자를 인용해 이날 다수의 이스라엘군 탱크가 라파 중심가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