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 정찰기가 중국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해 중국 군당국이 강력히 반발했다.
26일 글로벌타임스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군 고고도 정찰기인 U-2S가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이 실탄 훈련을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했다.
베이징 대학의 싱크탱크인 ‘남중국해 전략 상황 조사팀'(the South China Sea Strategic Situation Probing Initiative)은 미 공군 정찰기인 RC-135S가 중국 군사 훈련 중에 남중국해를 가로 질러 날아 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행기가 정찰 임무가 아닌 이동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군사훈련을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 들어오는 것은 잘못된 판단과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미 정찰기의 이번 비행은 도발행위”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 정찰기가 중국의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한 것은 중국군의 실탄훈련이 진행되는 때였다”면서 “이는 중국군의 정상적인 훈련을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군의 행위는 중미 항공·해양 접촉 안전을 위한 행동강령과 국제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면서 “항공·해양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노골적인 도발행위”라며 “중국은 이에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 대변인은 미 정찰기가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SCMP는 중국군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정찰기가 한국의 군사기지로부터 날아왔으며 중국의 항공모함 산둥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보하이상공을 비행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미군은 성명에서 U-2의 비행은 “항공기 비행에 관해 승인된 국제 규칙과 규정 내에 있다”면서 “태평양 공군 요원들은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템포에 따라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든 계속 비행하고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 웨이동 미국문제 전문가는 U-2S 비행은 미국의 제스처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U-2S를 중국 비행금지구역으로 비행하면서 중국에 게임규칙은 중국이 정한 게 아니라 ‘원하면 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동중국해에서 실탄훈련을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중국 당국의 통지에도 미 정찰기가 다시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할 경우 군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