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핏줄 눈 vs 득의양양’…美부통령 토론 풍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 감염 파동 속에 부통령 후보들간 TV토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7일(현지시간) 밤 열렸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학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1차 대통령 후보 토론 때와는 달리 90분 내내 비교적 차분히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USA투데이 워싱턴 지국장 수전 페이지 기자도 토론 개회식에서 “우리는 활기찬 토론을 원하지만, 미국인들은 정중한 토론을 볼 자격도 있다”고 신신 당부한 터였다.

일주일 전 대선 후보 토론 때 같은 볼썽사나운 장면은 없었지만 마이크 펜스, 카맬라 해리스 두 부통령 후보는 그러나 코로나 대응, 대법관 인선 등 9개 주제에 대해 양보 없는 토론 대결을 벌였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에 대한 공격 보다는 상대진영 ‘대통령’ 후보를 겨냥하기에 바빴다.

먼저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 실패를 파고들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주저 없이 “미국인들은 역대 어느 대통령 때 보다 큰 실패를 목격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펜스 부통령 역시 트럼프 재임 시절과 대중갈등과 비교해 조 바이든 부통령 시절 미국이 중국에 너무 많은 이권을 빼앗겼다며 역시 상대 주군을 비판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다행히도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의 중국 치어리더 역할 결과로 중국이 수십 년간 미국을 이용해온 것에 맞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바이든 후보를 몇 차례 더 중국 ‘치어리더’라고 불렀다.

코로나19 백신을 놓고도 격돌했다.

해리스 후보는 과학자들이 지지한다면 백신을 맞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맞으라고 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펜스 부통령은 “지속적으로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비양심적이라고 지적한 뒤 “사람의 생명을 놓고 정치를 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 밖에 기후변화 문제, 인종차별 및 그 항의과정서 나온 법질서 파괴 논란을 놓고도 두 사람은 공방을 벌였지만 상대 발언시간에 끼어들기 보다는 자기 발언 순서 때 시간을 버는 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보수논객 출신(펜스)과 가장 급진적인 상원의원(해리스)간 생각의 간극도 컸지만 공통점도 있었다.

두 대선 후보가 당선이후 고령으로 대통령직 수행 불가시 어떻게 하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두 사람 모두 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해리스 후보는 토론 내내 펜스 후보의 주장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반대의사를 표하는 듯하면서도 활짝 웃는 표정이었다.

공화당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의 충혈된 왼쪽 눈이 7일 TV카메라에 자주 노출됐다. 미국 소셜미디어엔 ‘코로나19 감염자의 눈’, ‘좀비의 눈’이라는 조롱의 글들이 넘쳐났다. (사진=ABC캡쳐)왼쪽 눈에 실핏줄이 터진 펜스 후보의 진지한 모습과 비교돼 그녀가 이미 선거에서 이긴 것 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한편, 이날 코로나 확진 일주일 만에 백악관서 공식 업무를 재개한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1시간쯤 지난 시간에 트위터에 “펜스 부통령 잘한다”는 글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