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공주, 해외서 백신 몰래접종 논란

스페인의 공주가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여행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스페인의 엘레나(57)와 크리스티나(55) 공주는 지난달 아버지인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을 만난다며 아부다비에 가서 백신을 맞았다.

스페인은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두 공주는 아직 접종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를 통해 낸 성명에서 “우리는 아버지를 방문하러 갔고, 아버지를 정기적으로 찾아가기 위해서는 의료적 확인서가 필요했다”면서 “백신을 접종할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수락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이 없었다면 스페인에서 백신을 접종할 차례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앙 카를로스 1세 스페인 전 국왕. 연합뉴스후안 전 국왕은 지난해 8월부터 UAE에 자진 망명해 살고 있다. 그는 초고속열차 건설 사업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억 달러(약 1125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의 도피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레네 몬테로 양성평등부 장관은 두 공주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레네 장관은 “공주들의 백신 접종은 왕가에 대한 존경심을 떨어트렸다”면서 “공공의 관점에서 이것은 특혜이자 특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요란다 디아즈 노동부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불쾌하고, 매우 추잡하다”면서 “국민의 대표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스페인 참모총장과 고위 장성들이 백신을 새치기 접종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했다.

스페인은 현재까지 80세 이상과 필수업종 노동자 400만명이 백신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