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상 첫 5만 달러 돌파 후 등락 거듭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곧바로 5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등락을 거듭했다.

17일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40분쯤 1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약 5510만원)을 돌파했다. 5만 달러 터치 후 다소 하락해, 이날 오전 11시 기준 4만 9462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비트코인은 무서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2만 8800달러에서 거래되던 것이 단 두 달 만에 74%나 폭등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입한 게 시장의 촉매제가 됐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달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 1월 비트코인 15억 달러 어치를 사들인 사실을 보고하고, 향후 비트코인을 받고 테슬라 전기차를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비트코인은 가격은 단숨에 13% 이상 치솟아 4만 3천달러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금융사나 기업들이 새로 투자자로 참여하거나 업무 대상 자산으로 가상화폐를 인정하면서 비트코인 상승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금융기관인 뉴욕멜론은 지난 11일 자사 자산운용 고객들을 위해 비트코인을 취급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래픽=고경민 기자이보다 하루 앞서 마스터카드는 연내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14일에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자회사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 상품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도 나왔다. 전통 금융 기업들의 비트코인 수용 분위기에 비트코인 거래 시장이 반응하며 5만 달러 터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의 실질적 가치와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걷히지 않는 가운데 3년 전 폭락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대규모 가상화폐 투자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1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구입 자금 확보를 위해 6억달러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시장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7.67%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스트래트지는 지난해 8월 비트코인을 처음 구매한 사실을 밝힌 바 있으며, 현재 약 7만2천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36억 달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