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중 갈등 고조와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신 등으로 리쇼어링(해외 진출 제조기업이 국내 유턴)이 종종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난 한해 가장 많은 돈이 몰린 곳은 중국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가 4% 증가한 1630억 달러(약 180조원)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작년 초만 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 대한 직접 투자는 급감했지만 신속한 코로나19 대처와 적극적인 투자유치 노력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반면 지난 수십 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미국은 지난해 외국인 직접 투자가 1340억 달러로 49%나 급감했는데 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으로 인한 경제 침체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2016년 467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래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중국 등 아시아로 옮겨가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중국의 생산이 일시 중단되면서 글로벌 공급 기지로서의 위상에 의문이 제기되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중국 견제 움직임 속에서 중국에서 생산 시설을 빼 자국이나 다른 나라로 옮기는 문제가 한때 논의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중국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미국 제조기업의 이전 비용을 100% 대야 한다”고 말했고, 대중 강경파 의원이 중국 의존도를 낮출 것을 주장했다. 일본도 같은달 22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중국에 있는 자국 제조기업이 일본으로 돌아오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3’. 연합뉴스
하지만 일본의 대표 기업 도요타는 중국에 남기로 했고 월마트와 스타벅스, 테슬라, 월트디즈니 등 미국기업은 투자를 늘렸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연말 7년에 걸친 투자협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는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틀림없다.
중국이 쌍순환 전략을 통해 개혁개방을 확대하고, 내수 시장을 키우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는 속에서 탈동조화니 리쇼어링이니 하는 말들은 공허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