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홍콩’ 대신에 ‘차이나’ …美 압박에 홍콩 강력 반발

그동안 홍콩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는 ‘Made in Hong Kong’ 표시가 붙었지만 11월 9일부터는 미국에 수출되는 홍콩산 제품에 ‘Made in China’ 표시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시행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에 제공했던 특별대우를 종료하면서 홍콩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Made in China’ 표시를 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 행정명령은 오는 25일부터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기업들에게 더 많은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 11월 9일로 연기되었다.

홍콩은 2019년 한해에 4억 100만 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했다. 이는 홍콩 전체 수출의 7.7%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본토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 미국이다. 미국에 수출되는 제품을 주로 보석, 식품, 전자 제품 및 가전제품이었다.

홍콩산 제품의 미국 수출 규모는 홍콩 전체 수출의 0.1%로 미미하다. 하지만 ‘Made in Hong Kong’ 대신에 ‘Made in China’을 쓰는 것은 2018년 현재 홍콩내 7천400개의 제조회사와 8만 9천명의 직원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 없다. 본토에서 만들어진 제품과 분간이 안되면서도 가경경쟁력에서는 훨씬 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홍콩정부의 에드워드 야우 상무장관은 16일 미국 무역대표부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Made in China’ 행정명령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야우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도 열어 미국이 이런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WTO에 제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이 WTO의 독립적인 회원국이고 중국과는 별개의 관세 영토인데 Made in China로 표기하라는 것은 홍콩의 이익과 비즈니스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WTO 회원국으로서의 홍콩 지위에 관한 원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로 볼 때 미국이 홍콩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홍콩도 WTO 제소라는 강경론 뒤에서 ‘Made in Hong Kong, China’라는 표시를 하는 방안을 포함해 대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