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 美건설현장 불법노동 우려…33명 입국 거부

미국 정부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 건설현장에서 현지 협력업체의 불법 노동을 적발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21일(현지시간) “해당 사건에 대해 심리(review)중이며 국토안보수사국(HSI)도 함께 조사중”이라고 CBS노컷뉴스에 밝혔다.

CBP는 미국 시민 및 외국인의 출입국 관리와 세관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연방정부 기관이며, HSI는 여행, 무역, 이민 등과 관련된 범죄조직 소탕을 목적으로 조직된 국토안보부 산하 수사기관이다.

특히 CBP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도 가세해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HSI는 물론 법무부까지 나선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CBP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조지아주 공장 건설 사업장 현지 협력업체 취업을 목적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한국인 33명을 지난달 무더기로 적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우리돈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지난해부터 조지아주(州) 커머스시(市)에 조성중인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현지 협력업체 현장에서 일할 인력들이다.

이들은 당시 12명, 21명씩 2개 조로 나눠 대한항공 직항기를 타고 2~3일 간격으로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CBP에 적발됐다.

이들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데 필요한 비자를 소지하지 않고 사실상 무비자에 해당하는 여행비자(ESTA)만 취득한 상태였다.

CBP는 이들의 불법 입국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보도자료(아래사진)를 통해 “이들이 조지아주 건설회사와 배터리공장에서 불법적으로 노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짜 고용 서신(letters)을 지참했다고 밝혔다.

“CBP가 사기 취업서신을 지참한 33명의 한국인을 붙잡았다”는 제목의 CBP보도자료. 보도자료 속 사진은 당시 붙잡힌 한국인들의 모습이다.(사진=CBP캡처)
CBP 국장직을 대리중인 마크 모건은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국적의 사기 집단(fraudulent group)에 의해 더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적 곤궁에 직면할 뻔 했다”고 말했다.

CBP의 발 빠른 대처로 해당 지역 미국인들의 취업 기회를 보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CBP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숙련된 기술을 2~3개월 건설현장에 제공하고 6~7만 달러를 받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CBP는 이들의 입국 관련 서류를 압수하고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따라 이들을 전원 한국으로 강제 출국조치 했다.

특히 두 번째 조인 21명에 대해서는 애틀랜타의 한 구금시설에 구금한 뒤 지난달 28일 추방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CBP는 이들 2개 조와 연관된 43건의 무비자(ESTA) 입국 신청서도 함께 취소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측은 “해당 사업장은 미국 업체들이 SKBA측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뒤 시공해 왔기 때문에 미국 업체들의 관리를 받는 곳이다”며 “우리나라 건설현장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와서 일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