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현지 “바이든, 백신은 힘든 나라 퍼스트… 한국은 선진국”

◇ 김종대> 몇 시간 뒤죠.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워낙 중요한 현안이 많이 걸려 있는데요. 과연 미국 현지의 정치 전문가들은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조지메이슨대 국제관계학과 손병환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손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손병환> 안녕하세요.

◇ 김종대> 이제 몇 시간 안 남은 것 같아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노마스크로 만난다면서요?

◆ 손병환> 그런 것 같습니다. 두 분 다 백신을 맞은 상태라서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미국 현지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로 보여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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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환>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원래 미국에서는 외국 정상이 오는 건 별로 중요한 이슈가 아니거든요. 적어도 언론에서는요. 그런데 최근에 특히 미국 국내 정치 문제도 많고 중동 문제도 시끄럽고 그래서 여지가 별로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미 몇 주 전부터 계속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인터뷰도 있었고 백악관 정례브리핑 같은 데서도 이거와 관련해서 여러 번 질문이 있었고요. 뭐 싱크탱크 같은 경우는 더 말할 나위도 없고요. 관심이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관심이 높다. 어떤 점에서 높을지 궁금한데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났어요. 의회 지도부하고 이렇게 간담회 했는데 낸시 펠로시 의장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고요?

◆ 손병환> 위안부 문제를 언급을 했고요. 이게 펠로시 의장은 이거에 대해서 계속 지속적으로 얘기해 오던 사람이라서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사안 중에서도 특히 이 부분을 얘기했다는 것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 한국 정부 입장이 이런 것이고 그리고 그 부분을 배려를 하고 있다 이런 신호를 보인 걸로 보여지네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오늘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면서 북한이 정상회담의 중심 주제가 될 거다, 이렇게 말했어요.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에 대해서 미국이 어떤 입장을 내 보일까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이 말 무슨 뜻일까요?

◆ 손병환> 그래서 이제 아무래도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관련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고요. 언론에서도 계속 북한 관련 얘기가 나올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었고 이제 유연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 같은데 미국 정부 같은 경우는 이제 최근에 물론 북한 정책 관련 위기를 끝을 냈습니다만, 한국에 보도가 됐듯이 딱 이렇게 해야겠다라는 전략을 수립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불확실성이 높고 그래서 그냥 그랜드 바게닝도 안 할 거고. 트럼프식 그랜드 바게닝도 안 할 거고 그렇다고 해서 오바마식의 그 전략적(인내) strategy patience를 안 할 거고 그 중간 정도가 되지 않겠나 이런 식으로 입장을 정리했는데요. 그런 걸로 봤을 때 이제 좀 애매하게 두고 가려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전체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는 한국 정부가 하겠다고 하는 내용들을 어느 정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그렇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 김종대> 하긴 뭐 패를 다 깔 수는 없겠죠. 그래서 모호하고 이런 영역이 있고 회색지대 전략도 있을 거라고는 저는 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실용주의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는 거죠.

◆ 손병환> 한국 정부가 여러 가지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통적으로 하고 있던 금강산 관광이라든지 아니면 백신 관련된 교류, 도움을 준다든지 여러 가지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이전 오바마 정부가 됐든 트럼프 정부가 됐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강경한 선을 그어왔거든요. 뭐 된다 안 된다 하는 식으로 선을 그어왔는데 바이든 정부는 보니까 사안, 사안에 따라서 그냥 이렇게 좀 유연하게 접근을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 중의 하나는 어떤 쪽으로 몰고 가야지 도움이 될지 아직, 자신들한테 도움이 될지 정확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아요. 한국 정부 입장에서 본다면 여지가, 개선의 여지가 많이 생겼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한반도 정세를 미국보다는 우리 대한민국이 주도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됐다, 이렇게 이야기를, 기대를 해 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UN의 대북제재와는 별개로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지 않을까 저희 기대는 그거입니다.

◆ 손병환> 정책적인 공간이 좀 열린 것 같고요. 다만 그랜드 바게닝은 없다고 선을 여러 번 그었거든요, 정례브리핑에서. 그래서 이제 뭔가 드라마틱한, 트럼프 시대같이 드라마틱한 결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랜드 바게닝. 그러니까 크게 거래하는 말씀하시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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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환> 예. 북미정상회담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트럼프 시대 때는 여러 번 얘기가 나왔었잖아요, 실제로 하기도 했었고. 그런 거는 이제 없지 않을까 이런 예상이 가능합니다.

◇ 김종대> 그러면 영변 핵시설을 북한이 폐기하고 사찰을 받고 미국은 상응조치를 제공하고 관계 정상화를 하고 이런 식의 그랜드 바게닝, 빅딜 같은 거 이런 거는 금방 이번에는 보여지지 않을 거다, 이 말씀이시죠?

◆ 손병환> 그건 좀 힘들고요. 특히 이제 바이든 정부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다급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결과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종대> 바이든 정부가 대외정책에서 항상 인권을 중시하는 이런 성향을 보이고 있어요. 북한 인권 문제 논의되지 않을까요?

◆ 손병환> 아무래도 논의를 안 한다면 오히려 여론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고요. 민주당 정부는 전통적으로 인권 문제를 꼭 얘기를 해 왔고 그다음에 결과적으로는 북한 인권도 북한 인권이지만 인권 문제를 항상 강조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중국의 인권 문제도 얘기하게 되는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가고 할 것이기 때문에 아주 얘기를 안 하기는 힘들 겁니다. 다만 이제 너무 인권 문제를,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면 한국 정부가 좀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좀 배려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낮은 수준으로는 거론할 수 있겠네요.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 역시 백신 문제예요. 미국 정부가 해외에 대한 백신 지원을 천명한 이상 정상회담 이후, 백신 지원국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을까 이런 기대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손병환> 이 부분이 아무래도 좀 생각보다는 이렇게 큰 결과가 나오기 힘든 분야인데요. 왜 그러냐 하면 바이든 정부의 입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바이든 정부의 기본 외교정책이 가치의 동맹이고요. 그다음에 민주당 정부가 전통적으로 해 왔던 것이 경제적으로 여력이 없고 좀 상황이 심각한 나라부터 도와준다, 이런 게 외교부의 기조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계속 브라질이나 인도처럼 문제가 아주 심각한 나라들부터 먼저 도와줘야 된다는 여론이 미국에 아주 강합니다.

그에 반해서 한국 같은 경우는 미국 사람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너무 선진국이고요. 또 팬데믹에 대한 대처가 너무 잘돼 왔고 또 그렇게 보도가 많이 됐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브라질이나 인도 내지는 아프리카에 있는 여러 나라들을 도와주지 않고 한국만 딱 떼서 큰 도움을 준다라고 한다면 여론이 별로 좋지 않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런 예측이 가능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백악관에서 뭔가 아주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 주기는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만약에 백신 스와프라든지 아니면 기술 이전이라든지 이러한 성과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긴다면 그건 한국 외교의 아주 큰 성과가 아니겠느냐 이렇게 거꾸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 김종대> 그런데 이스라엘이나 캐나다는 백신 그렇게 많이 주고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나라는 별로 얻은 게 없거든요. 이거 뭔가 조금 기분이 안 좋아요.

◆ 손병환> 이스라엘이나 캐나다가 받았을 당시 같은 경우는 인도나 브라질, 특히 인도 같은 경우에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을 지원하는 때에 있어서 선택적으로 해야 된다 이런 여론이 그렇게 강하지가 않았죠. 미국도 이제 막 백신 접종을 늘려가는 단계였기 때문에 그렇게 안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결정을 내릴 때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 김종대> 반도체 분야 협력 좀 여쭙겠습니다. 이게 미국이 지금 우리한테 굉장히 조롱했다시피 하는 게 지금 기업까지 초청해서 반도체 공장 증설해 달라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이런 발표가 이번에 나온다면 미국은 엄청난 성과를 올리는 건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걸 최대 실적을 내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 손병환> 그 부분은 아무래도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그렇게 공장을 많이 만들게 되면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쪽으로 아마 국내 여론에 어필을 할 것 같고요. 그래서 이제 그 부분을 상당한 성과를 받아들이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도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도 정부의 입장에서 굉장히 큰 이익인 것도 마찬가지고요.

◇ 김종대>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이익이 맞습니까, 미국에 져주는 게?

◆ 손병환> 그럼 져준다고 보기는 힘들고요.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의 형태. 미국 입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의 형태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항상 추구해 왔던 큰 시장 진출, 이런 식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더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인데요. 미국이 이렇게 아주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서 반도체 분야를 육성하는 데 있어서 한국이 계속 관계가 되고 협력 관계에 있다 보면 향후에 한국 반도체를 미국으로 수출할 때 정치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을 상당히 줄일 수가 있습니다.

◇ 김종대> 정치적 문제라 하면 반덤핑 이런 분쟁들 말씀하시는 건가요?

◆ 손병환> 그렇죠. 분쟁이 항상 생겨왔고 반도체 같은 경우는 중요 항목 중의 하나거든요, 반덤핑의 저항이 생기는 데 있어서. 지난주 같은 경우도. 지난주만 해도 삼성하고 하이닉스 반도체가 가격 담합을 했다라는 식으로 해서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이 제기된 게 있어요. 이런 부분들에서 좀 더 미국 정부가 한국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겠느냐 이런 예상이 가능하죠. 그래서 지금 한국 같은 경우도 평택이나 이런 데서 공장을 증설하는 방향으로 많이 가고 있는데 결국은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이제 개선이 되겠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지난번 미일 정상회담이 있었어요. 거기 스가 총리가 미국 방문했는데 미일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해서 우리가 크게 놀란 적이 있거든요. 결국은 중국을 압박하는 어떤 동맹의 힘을 보여준 거예요. 이번에도 중국 문제가 거론된다든가 공동성명에 포함되든가 이런 일 없겠습니까?

◆ 손병환> 그건 확률이 크게 높지 않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특히 어제 젠 사키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었는데요. 젠 사키 대변인이 선을 그으려고 이렇게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이것은 양자회담이다. 한국과 미국 간의 양자회담이라는 것을 강조를 하면서 선을 그으려고 상당히 노력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전체적인 톤은 당연히 이번에 Medal of Honor (명예훈장) 수여하는 것도 그렇고 전체적인 톤은 당연히 중국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식으로 가겠지만 공식적인 공동성명 문구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 정부 입장이 곤란해지는 것을 좀 피하는 방향으로. 배려와 존중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제가 전반적으로 느끼는 게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다고 그러지만 막상 동맹 외교는 참 유연하게 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아요. 동의하시나요?

◆ 손병환> 네. 그렇습니다. 두 가지 목표가 결국은 상충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동맹을 강화해서 동맹들이 미국하고 입장을 같이 하는 걸 보여줘야 된다는 게 하나의 목표가 있고 그 다음에 중국을 압박해야 된다는 목표가 하나 있기 때문에 너무 강하게 중국 압박을 강하게 드라이브 하다 보면 동맹들이 곤란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은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존중과 균형 이런 말씀해 주셨어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손병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