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치매 공방, 두 할배 후보들 조마조마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국면에 뜬금없이 치매 논란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후보는 77세의 나이로 인한 기억 장애 논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인지 장애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경우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집중적으로 제기한 기억력 감퇴 의혹에 시달려왔다.

그는 12일(현지시간)에도 또 다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 털리도에서 열린 유세에서 “우리는 뭉쳐야 한다. 그게 바로 내가 출마하는 이유다”면서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순간적인 말실수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일이 그 동안에도 몇 차례 더 있었다.

최근엔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의 신앙이 인준에 문제가 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나는 모르몬교 신자인 주지사 출신의 상원의원과 선거에서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며 “신앙이 문제가 돼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배럿 후보의 보수적 종교를 문제 삼고 있는 민주당의 입장과 배치된 발언을 한 것도 문제지만 그가 ‘모르몬교 주지사 출신의 상원의원’이라고 말한 부분도 의심을 받고 있다.

그가 말하려고 한 사람은 밋 롬니 상원의원인데, 그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하고 ‘모르몬교 주지사 출신의 상원의원(the senator who was a Mormon—the governor)’이라고 표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바이든 후보는 지난 2월 민주당 당원대회에서도 “여러분은 버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고, 나 역시 도움을 청하러 여기까지 왔다. 내 이름은 조 바이든으로 미국의 상원의원에 출마했다”고 실언한 바 있다.

지난주에는 “집에서 격리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흑인 여성들이 식료품점 진열대에 상품을 쌓아놨기 때문이다”는 묘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잦은 실언을 트럼프 대통령도 조롱의 대상으로 삼곤 한다.

이날도 바이든 후보의 상원 출마 실언에 “졸린(sleepy) 조 바이든이 오늘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 당선되면 4년 뒤 퇴임시 나이가 81세가 된다고 공격하면서 ‘젊음’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유세장 단골 배경음악도 빌리지 피플의 ‘YMCA’로 바꿨다.

“Young man, there’s no need to feel down(이봐 젊은이, 기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없네)”로 시작하는 바로 그 노래다.

이날 플로리다 유세에 이어 13일 펜실베니아 유세에서도 이 노래에 맞춰 엉덩이춤을 추는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바이든 후보처럼 ‘치매’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11일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수천명이 코로나19에 걸린 이후 ‘뇌 안개(brain fog)’ 현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의 후유중으로 마치 뇌에 안개가 낀 양 기억상실이나 건망증 같은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 8월 미국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에 올라온 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 120명 중에 34%가 기억력 감퇴를 경험했고, 27%는 몇 달 후 집중력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뇌 안개’의 원인은 명확치 않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생긴 체내 염증이나 뇌 산소 부족 등 때문일 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보도에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결짓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 저격용으로 읽힌다.

해당 기사에는 “기사를 읽고 트럼프를 떠올렸다. 정치적으로 해석해 미안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단추를 쥐고있다”(제인, 캘리포니아)와 같은 우려의 댓글들이 적지 않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