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장실까지 들어온 안면인식기…얼굴 인식 후 화장지 나와

중국의 한 지방에서 안면인식을 해야만 화장지가 지급되는 공중 화장실이 대중의 반발로 1년 만에 제거됐다.

거대한 개인정보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에서도 점차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 방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지만 공익 우선이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개인정보 침해의 민낯을 보여주는 예로 꼽힌다.

중국 남부 광둥성 동관시의 한 공중 화장실은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화장지 지급 장치를 제거했다. 개인정보 침해라는 반발 때문이다.

장치가 제거되기 전에는 안면인식기에 3초간 얼굴을 인식시켜면 일정한 양의 휴지가 나왔다. 같은 사람이 9분 안에 얼굴을 인식시키면 휴지나 나오지 않는다.

동관시 당국은 더럽기로 유명한 중국의 공중화장실을 변화시키려는 중앙정부 방침에 호응해 지난해 12월 한달간 시험 운영을 거쳐 안면인식기를 가동했다. 당국은 안면인식기가 화장지 낭비를 줄였다고 주장했지만 이용자들은 화장실에 왜 이런 기술이 필요하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화장지 지급 안면인식기술을 개발한 회사(Tianjin SoLine Technologies)는 자신들은 데이터 회사가 아니라 환경기업이라며 수집한 개인정보를 회사가 보관하거나 제3자에게 넘겨주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개인 정보, 특히 안면인식 정보 수집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산둥성 지난에서는 안면인식을 당하지 않기 위해 헬멧을 쓴 채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남성이 화제가 됐다. 이 남성이 방문했던 부동산 개발업체는 안면인식기술로 고객의 얼굴을 식별해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계약한 고객에게만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난징시 주택 당국은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에서 동의 없이 방문객의 얼굴 정보를 촬영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긴급 통지를 최근 내렸다. 톈진시는 안면 정보의 불법 수집을 금지한 사회신용조례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중국에서 개인의 안면정보는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털리고’ 있다. 얼굴을 스캔해야만 출입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나 상가가 늘고 있고 동물원 연간 회원권을 구매하거나 핸드폰을 개통할 때도 얼굴 스캔을 요구한다. 지하철 전체 노선에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도시도 있다. 티엔단 공원 등 베이징 일부 공원에도 안면인식 화장지 지급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