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印 군인 국경서 6시간 격투…양측 사상자 수십명 발생

인도와 중국 군인들이 국경지대에서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군인 수백명이 흉기를 동원해 난투극을 벌이면서 인도측에서는 20명이 사망했다.

중국은 구체적인 피해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언론들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최소 4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인도와 중국간에 군사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75년이후 45년만이다.

양국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비난전을 펼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양국 외교장관 통화에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해 현재 갈등국면이 극적으로 봉합될 가능성도 있다.

◇쇠막대기 돌 동원해 6시간동안 격투

이번 충돌에서 총격전은 없었고 인도와 중국 군인들이 쇠막대기와 돌을 들고 싸웠다고 로이터통신이 인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양국군간의 충돌은 소규모 인도군 순찰대가 갈완 계곡의 중국군 주둔 천막을 제거하러 갔다가 발생했다고 인도 NDTV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측은 이달 초 군사회담을 통해 병력 철수와 함께 이 천막 제거에 동의한 상태였다.

인도 정부 소식통은 인도군 지휘관이 떠밀려 강 협곡으로 떨어졌고 이후 지원군이 투입돼 양측 병력 600명이 쇠막대기와 돌을 들고 6시간 동안 싸움을 벌였다고 NDTV는 전했다.

가디언은 인도군과 중국군이 해당 지역에서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흉기를 들고 싸운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실종된 병사와 위중한 상태의 병사들이 있어 사망자 수는 증가할 수 있다고 인도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중-인도 국경 지역에서 월경자 단속하는 중국군 (사진=연합뉴스)◇인도·중국 상호 비난

인도와 중국은 국경문제로 지난 1962년 전쟁도 치렀으나 아직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3천488km에 이르는 실질통제선을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인도 외교부 대변인인 아누라그 스리바스타바는 16일 밤(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폭력 충돌은 중국 측이 일방적으로 현재 국경 상태를 바꾸려한 결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측이 신중하게 합의를 따랐다면 양측의 사상자 발생을 피할 수 있었다”면서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반면에 중국 정부는 인도군이 15일 두 차례 국경을 넘어 도발했다는 주장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인도는 양측의 합의를 위반하고 다시 실질통제선을 넘어오는 불법 활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인도·중국 모두 평화를 말하지만…인도 일부에서 강경대응 주문

이날 양측은 갈완지역에서 사태해결을 위한 군사회담을 진행하는 등 군사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중국과 인도 외교장관은 이날 전화 통화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은 “양국은 국경 특별대표회담이나 국경부대회담 등의 채널을 통해 사태를 적절히 처리하고 국경 지역의 평화를 공동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도 대화를 통해 국경지역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도 양측에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 언론과 야당은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민족주의자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우리 군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인도는 평화를 원하지만 도발이 발생하면 이에 보복할 능력이 있다”고 밝혀 양국간 갈등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