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인종차별 vs 친 트럼프 충돌…포틀랜드서 1명 사망

인종차별 반대 시위자들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충돌하면서 1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저녁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와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내에서 충돌하고 10여분이 지난 뒤 총격이 발생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백인 한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후 8시46분쯤 3발의 총성이 들렸다. 가슴에 총을 맞은 피해자는 백인으로 보였고, ‘패트리엇 프레어’란 단체의 휘장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다.

AP통신은 패트리엇 프레어는 최근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와 마찰을 빚었던 우익단체라고 설명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 전 트럼프 지지자들은 600여대의 차에 나눠타고 이 지역을 순회했고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와 거리에서 충돌했다.

현장 상황이 담긴 동영상에 따르면 도심에서 마주친 양측은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물건을 던지면서 충돌했다. 다만 총격 사건이 당시 충돌과 직접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포틀랜드에서는 지난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포틀랜드 시장은 바보” 조롱하며 ‘법집행’ 강조

이번 총격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테드 휠러 시장을 ‘무능한 바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을 통해 포틀랜드의 시위 격화와 긴장 상태는 시장의 무능의 결과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포틀랜드 사람들은 안전 부재를 더는 참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바보다. 주 방위군을 데려오라”고 말했다.

그는 또다른 트윗에서는 “우리의 위대한 주 방위군은 이러한 문제들을 1시간 이내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 당국은 너무 늦기 전에 요청해야 한다”며 “포틀랜드와 민주당이 운영하는 다른 도시의 사람들은 슈머, 펠로시 및 그들의 지역 지도자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그들은 법과 질서를 원한다”고 말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법 집행과 법의 지배의 편”이라며 사회 불안을 통제하려는 주들에 연방 정부의 모든 법 집행 지원책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시위는 경찰의 가혹행위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고 최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는 등 인종차별적인 공권력 행사가 촉발한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갈등 해소에 소극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