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3일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아이오닉 파이브)’를 공개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순수 전기차(BEV) 플랫폼이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플랫폼의 명칭은 ‘E-GMP(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이다. 아이오닉5(IONIQ5)은 전기적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이온(Ion)과 현대차의 독창성을 뜻하는 유니크(Unique)를 조합해 만든 브랜드명 ‘아이오닉’에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 ‘5’를 붙여 완성됐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차의 성능이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58.0kWh(스탠다드)와 72.6kWh(롱레인지) 등 2개 모델이 출시되며, 모델 내부에서 다시 1개의 모터를 사용하는 후륜구동(RWD), 2개 모터의 사륜구동(AWD)로 나뉜다.
최고사양인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225kW(환산 시준 약300마력)의 최대 출력으로 토크는 605Nm(약 60kg.m)에 달한다. 이 모델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5.2초이다.
800V 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충전시간을 단축했고, 차체 휠베이스의 길이가 3000mm에 달해 중형급임에도 준대형급 실내를 갖춘 점 등이 E-GMP를 통한 혁신의 결과물이다.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과거’, ‘미래’ 동시에 담은 디자인
현대 측은 “아이오닉5를 통해 전용 전기차만의 새로운 디자인과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를 경험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제시한다”면서도 “외부는 포니로 시작된 현대차의 디자인 유산을 재조명, 과거에서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는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닉5는 크로스오버 형태의 SUV(CUV) 차량이다. 포니가 그랬던 것처럼 트렁크도어가 문처럼 개방되는 형태의 해치백(Hatchback) 구조이다.
디자인에서 핵심적인 개념은 파라메트릭(Parametric)이다. 기하하적인 패턴인 특징인 파라메트릭은 라이트(light), 문양에는 픽셀(Pixel) 형태로, 차량의 외장에는 표면(Surface)에 각각 적용됐다.
전체적으로 첫인상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준다.
현대 측은 “아이오닉 5의 전면은 좌우로 길게 위치한 얇은 전조등이 인상적이며 현대차 최초로 상단부 전체를 감싸는 클램쉘(Clamshell) 후드를 적용해 면과 면이 만나 선으로 나눠지는 파팅 라인을 최소화함으로써 유려하면서도 하이테크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측면의 경우 포니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바탕으로 직선으로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과 동급 최장인 3000mm의 축간거리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현대차 전기차 역대 최대 직경이자 공기 역학 구조를 적용한 20인치 휠은 완벽한 전기차 비율을 선보인다.
후면은 좌우로 길게 이어진 얇은 후미등을 적용해 전면과 통일성을 강조했으며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내 디자인 역시 혁신적인 요소가 많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사양이다.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했고, 실내에 장착된 모니터로 사각지대 없이 측‧후방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루프 전체를 고정 유리로 적용하고 전동 롤 블라인드 기능을 추가한 비전루프를 장착해 개방감을 향상시켰다.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에 비해 통유리가 사용된 점이 차이점이다.
아이오닉5 내부. 현대자동차 제공변속레버가 스티어링휠 오른쪽 측면에 장착됐는데, 칼럼식이면서 전‧후진 상황에 따라 앞뒤로 돌리는 형태로 돼 있어 직관적이다. 스티어링휠에서 현대차 배지를 삭제한 점도 이채롭다.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가능해진 플랫 플로어(Flat Floor)와 한눈에 봐도 긴 휠 베이스로 여유로운 탑승자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실내 이동 편의성이 향상됐다.
3미터의 휠베이스를 토대로 한 실용적 실내 공간에서 백미는 ‘유니버셜 아일랜드(Universal Island)’라고 명친된 이동형 콘솔이다. 콘솔이 최대 140mm 후방 이동이 가능해 1열 뿐만 아니라 2열 승객까지도 활용이 가능하다.
트렁크 용량은 540~1600리터(ℓ)에 달한다. 전면 후드 아래 프렁크가 있어 전용 플랫폼의 묘미를 살리면서 적재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롱레인지 주행거리 430km…5분 충전 100km 주행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롱레인지 후륜구동(RWD) 모델을 기준으로 410~430km(국내 인증방식으로 현대차연구소 측정 결과)이며,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이내 배터리 용량의 80% 충전과 5분 충전으로 최대 100km 주행이 가능하다.(유럽 인증 WLTP 기준)
후륜에 기본 탑재되는 모터는 최대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이며 트림에 따라 전륜 모터를 추가해 사륜 구동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사륜 합산은 최대 출력 225kW, 최대 토크 605Nm)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또한 현대차는 차량 전방부에 충돌 하중 분산구조를 적용해 승객실 변형을 최소화함으로써 탑승자 보호를 위한 충돌 안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배터리 안전을 위해서 차량 하단 배터리 보호구간에 알루미늄 보강재를 적용했다.
아이오닉 5에는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또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이 새로운 전동화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V2L 기능으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해 야외활동이나 캠핑 장소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도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능 강화, 친환경 내‧외장재 사용
아이오닉5에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HDA) 시스템이 적용된다. 차로 변경을 도와주거나 저속으로 주행 중인 정체 상황에도 근거리로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가 장착됐다.
고속도로 주행시 도로 상황에 맞춰 안전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안전속도 구간 또는 곡선 구간에서는 진입 전에 속도를 자동으로 줄여주고 이후 안전속도 구간이나 곡선 구간을 지나면 원래 설정한 속도로 복귀하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도 적용됐다.
애프터 블로우(After Blow) 시스템은 시동을 끄고 30분 후 팬을 작동해 공조장치 내부를 건조시켜 습기를 제거함으로써 실내 에어컨 냄새 및 세균 발생을 저감 시킨다.
아이오닉5 내부. 현대자동차 제공아이오닉 브랜드의 비전인 ‘지속가능성’이 반영된 환경 친화적인 소재와 컬러가 차별화된 감성을 전달한다. 내장은 친환경 및 재활용 소재를 곳곳에 다양하게 활용했다. 도어 트림과 도어 스위치, 크래시 패드에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사용된 페인트를 적용했으며, 시트는 사탕수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성분을 활용해 만든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됐다.
또 재활용 투명 페트병을 가공해 만든 원사로 제작한 직물이 시트와 도어 암레스트(팔걸이)에 적용됐고, 종이의 가벼움과 자연 소재 외관을 가진 페이퍼렛 소재가 도어가니시에 사용됐다.
뿐만 아니라 시트 제작을 위한 가죽 염색 공정까지 식물성 오일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 공정을 활용해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게 했다.
내‧외장 컬러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했다. 외장 컬러는 △친환경의 깨끗함을 상징하는 아틀라스 화이트 △순수한 빛에서 전달되는 따스함과 가상 공간에 존재하는 새로운 전기차 기술을 금속의 컬러로 형상화한 그래비티 골드 매트 △극점(Pole)의 맑은 하늘과 청량한 바람의 느낌을 담은 루시드 블루 펄 △대지의 자연색으로 신비함을 표현한 미스틱 올리브그린 펄 △천연 광물 결정체의 순수함과 미래지향적인 기술이 공존함을 보여주는 디지털 틸그린 펄 등 자연 친화 컬러 5종을 포함해 △팬텀 블랙 펄 △사이버 그레이 메탈릭 △갤럭틱 그레이 메탈릭 △슈팅스타 그레이 매트 총 9가지가 있다.
내장 컬러는 △강가의 조약돌을 컬러로 표현한 다크 페블 그레이 투 톤(Two Tone) △대지의 토양과 바다 갯벌에서 영감을 얻은 테라브라운/머드그레이 투 톤(내수 전용) 등 자연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담은 2종과 △옵시디안 블랙 모노 톤(Mono Tone) △다크 틸 그린 투 톤 총 4가지로 운영된다.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보조금’ 적용시 4천만원대, 국내 2만 5천 글로벌 7만대 ‘목표’
아이오닉5의 국내 사전 계약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된다. 사전 계약은 롱레인지 모델 2개 트림으로 진행하며, 가격은 익스클루시브가 5000만원대 초반, 프레스티지가 5000만원대 중반이다.(전기차 세제 혜택 전, 개별소비세 3.5% 기준/스탠다드 모델 계약 일정과 전체 모델의 확정 가격 및 세제 혜택 후 가격은 추후 공개 예정)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개별소비세 혜택(최대 300만원)과 구매보조금(1200만원, 서울시 기준)을 반영할 경우,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3000만원대 후반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 계약을 한 고객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커스터마이징 품목인 실내 V2L을 무료로 장착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 측은 아이오닉5의 올해 생산 및 판매 목표치에 대해 국내 2만5000대, 글로벌 7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