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아마존 CEO는 왜 로켓 해상착륙 두고 싸웠나

지난 2015년 12월 22일 억만장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블루 오리진 CEO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를 향해 트윗을 했다. 트윗을 올리기 며칠전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 발사체가 대서양 바다위 바지선 랜딩존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걸 언급한 것.

베조스는 본인이 설립한 블루 오리진이 2015년 11월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무인 로켓을 발사한 뒤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어 이렇게 트윗을 남겼다.

블루 오리진과 스페이스X는 2000년 초반에 설립된 민간 우주 탐사기업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다. 무궁무진한 우주산업에 먼저 발을 디딘 두 기업은 우주여행과 탐사를 목표로 경쟁하고 있으며 발사체 재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주여행과 탐사를 위해선 로켓발사단가 절약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방안이 발사체의 재활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사진=연합뉴스)머스크가 강조하는 ‘로켓 재사용 프로젝트’는 2단으로 구성된 팰컨9 로켓의 1단계 발사체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으로 로켓당 600만 달러(약 72억 원)를 절약할 수 있다. 우주과학 관련 포럼에서 머스크는 “로켓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한번 쏴올리는데 5만달러(약 5천만원)밖에 안 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재활용을 위한 로켓회수 단계에서 해상 착륙은 필수 요소다. 발사체가 육지 발사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발사 궤도를 변경해 출발한 곳으로 복귀를 해야 한다. 이 프로세스에 소비되는 연료의 양은 발사체가 분리되고 그 위치에서 바다로 착륙하는 프로세스보다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페이스X는 바다에 바지선을 설치하고 착륙한 발사체를 육지로 이송하는 프로세스로 회수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베조스는 스페이스X가 해낸 해상착륙이 일어나기전 2014년 3월 우주발사체의 바다착륙에 대한 기술 특허(SEA LANDING OF SPACE LAUNCH VEHICLES AND ASSOCIATED SYSTEMS AND METHODS)를 획득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블루 오리진 CEO(사진=블루 오리진 제공/자료사진)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자료에는 육지에서 발사된 발사체가 해상위의 플랫폼에 착륙하는 과정이 자세히 설명됐고, 이는 스페이스X의 발사체 착륙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베조스는 이를 바탕으로 스페이스X의 발사체 회수 프로젝트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특허 침해가 인정된다면 스페이스X는 블루 오리진에게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베조스의 지적으로 인해 스페이스X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로켓발사단가를 줄이기 위한 해상착륙인데 로열티를 지급해야한다면 단가를 줄이기 위한 목적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난관에 봉착한 스페이스X는 특허권 무효를 위한 고소를 진행했다. 블루 오리진의 특허 컨셉은 1959년에 개봉된 러시아 영화 ‘Der Himmel ruft’에서 표현된 영상을 증거로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다뤄진 것이며 절대 베조스 고유의 것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증거 영상에는 발사체가 수직으로 바다위 건물에 착륙하는 모습이 담겼으며 이는 스페이스X의 분리된 발사체가 해상착륙을 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그리고 스페이스X는 소송 끝에 블루 오리진의 특허 15건 중에서 약 13건을 철회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허문제가 해결된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 스페이스X의 첫 유인 우주선(사진=연합뉴스)2019년 4월 11일 팔콘헤비(발사체 3개가 결합된 로켓)의 발사체 3개를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020년 5월 30일에는 두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크루 드래건’을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 8월 2일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