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경쟁 ‘후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2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항하기 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약물 임상시험은 모두 106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56건에 비하면 거의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1060건 가운데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이 101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치료제는 신약도 있지만 대체로 ‘재창출 약물’이다. 다른 증상에 쓰이던 기존 약이 코로나19 증상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임상시험이다.

국내 치료제 임상시험을 보면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22일 기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국내 임상시험은 모두 16건인데, 이 가운데 약물재창출 시험이 11건을 차지한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램데시비르와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등이 대표적이다.

신약으로 임상에 들어간 것은 EC-18(엔지켐생명과학), CKD-314(종근당), CG-CAM20(크리스탈지노믹스), DWJ1248(대웅제약), CT-P59(셀트리온) 등 5종이다.

국내 치료제 임상 가운데 램데시비르는 대체로 임상을 마쳤고 나머지는 임상2상 이하에 머물고 있다.

보건당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치료제 방식은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속에 들어있는 중화항체를 농축해 만든 것이다. 왼치자의 혈액으로 만들기 때문에 대량생산에 제약이 따른다.

항체치료제는 중화항체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뽑아 다른 세포에 주입시킨 뒤 배양하는 방식으로 중화항체를 대량생산해 만든 것이다.

치료제에 비해 백신 개발은 더딘 편이다. 통상적으로도 백신개발은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근 급격한 변이 현상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은 47건인데, 실제로 진행중인 임상시험은 18건 정도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8건으로 가장 많고 미국 3건, 영국과 한국이 각각 2건, 독일,러시아, 범유럽권이 각각 1개씩이다.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백신 후보물질은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의 ‘mRNA-1273’ 백신과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개발중인 ‘AZD1222’가 꼽힌다.

특히 ‘AZD1222’는 한국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위탁생산하기로 했다. 빌 게이츠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내년 6월까지 2억개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 백신이기도 하다.’AZD1222’는 현재 임상3상 단계로, 임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국내 공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임상이 진행중인 백신 후보물질은 미국 바이오기업인 이노비오의 ‘INO-4800’과 국내 바이오기업인 제넥신의 ‘GX-19’가 있다.

정부는 내년 안에 치료제와 백신을 자체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혹시 개발 기간이 늦춰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국산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끝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