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반대한 ‘재택근무’…애플은 잘하고 있을까

코로나19 확산이 미국·유럽까지 미치자 애플은 중국 사업장을 비롯해 주요 발병국 근무 직원들에 재택근무를 지시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상황이 심각한 캘리포니아와 시애틀에 이어 산타클라라, 엘크 그로브 등 자국내 직원은 물론 한국,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영국 등지로 확대했다. 재택·원격근무에는 일부 애플TV와 아이맥(iMac) 등 제품 개발자들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직원들에 재택근무를 권장하면서 개발 초기 단계의 시제품 반출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프로토타입 제품을 외부에 반출하기 위해서는 고위급 경영진의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로 엄격하고 반출 승인권한을 가진 간부들도 주기적으로 해당 제품을 보유한 직원 목록을 만들어 관리할 정도로 보안에 철저하다. 전직 FBI(연방수사국)와 NSA(국가안전보장국) 간부 및 요원들을 특채해 '신제품 보안팀'을 운영하는 애플은 전 세계 280만 명의 공급체인 근로자들까지 수시로 직권 조사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전 세계 13만5000명의 애플 직원도 조사 대상이다. 이처럼 개발중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 보안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애플이 개발 프로젝트를 회사 밖으로 반출하도록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애플은 반출 허용 목록에 차세대 홈팟, 애플TV, 맥북 프로, 아이패드, 애플워치, 아이맥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12 등은 빠졌다. 블룸버그는 "핵심 개발을 필요로하는 일부 업무는 엔지니어가 사무실에 출근해 작업하도록 했다"며 차세대 아이폰12가 대표적이라고 꼽았다. 앞서 언급한 하드웨어보다 아이폰이 애플의 최우선 순위에 있다는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애플은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첫 신제품으로 신형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를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애플은 올해 공개를 목표로 모바일 iOS14와 PC용 맥OS 차기 버전을 개발중이다. 개발 엔지니어들 중에도 재택근무자 중 '누가 해당 프로젝트에 접근이 가능한 상태인가'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출시 일정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권장하면서 가정에서 오피스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동일한 급여는 물론 책상과 의자, 모니터 구입비 등도 제공한다. '보안=애플'답게 재택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집 근무 공간을 소개하는 콘테스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회사의 기밀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원격업무에서도 사무실에서 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여 기밀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 재택·원격 하라는데…"이 방법이 최선" vs "까다로운 규정 효율성 저하"

애플, 코로나19 확산에 비대면 원격근무 확대
보안과 효율성 사이에서 고민…잡스 “미친 짓”
실리콘밸리 ‘사무실을 집처럼’ → ‘집을 사무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