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전화통 붙잡은 영부인, 한국산 코로나 장비 따내

미국 연방정부에 코로나19 검사장비의 지원을 요구해온 주 정부 가운데 하나인 매릴랜드 주정부가 주지사 부인 덕분에 코로나 검사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매릴랜드 주 볼티모어 공항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착륙했다.이 항공기에는 한국에서 건너 온 코로나19 검사 장비(test kits) 5천개가 적재돼 있었다.

이 검사 장비 1개로 100회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코로나 검사를 50만회를 할 수 있는 물량이다.래리 호건 주지사 부부와 주정부 고위직들이 직접 나가 화물 인계를 지켜봤을 정도로 검사 장비는 매릴랜드주에 의미가 크다.매릴랜드 주정부는 이 장비를 코로나 검사 확대의 마중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검사 장비를 한국에서 도입해올 수 있었던 데는 영부인 유미 호건 여사의 공로가 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한국어가 유창한 영부인이 밤마다 한국에 전화를 걸어 검사장비 업체 두 곳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유미 호건 여사는 전남 나주 출신의 미국 이민자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 부인으로 유명하다.호건 여사 덕에 매릴랜드주는 이번 검사 장비 도입 외에도 전남도로부터 의료용 장갑 8만장과 의료용 가운600벌을 별도로 지원 받기로 했다.

한편, 매릴랜드주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이날 현재 13684명이 나와 582명이 숨졌다. 환자 기준으로 미국 50개 주가운데 13번째로 코로나확산이 심각한 지역이다.

그러나 전체 인구 600만명 가운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7만명에 불과하다.이 때문에 래리 호건 주지사는 그 동안 공화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검사 장비 지원 문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경제 정상화에 대해 “검사를 확대하지 않고서는 경제 정상화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전미주지사협회 회장이기도 한 호건 주지사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비교적 대응을 잘한 주지사들 가운데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