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출’은 마지막까지 꿈을 꿨다…나빌레라

76세 치매 노인의 발레 도전기.

지난 1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창작뮤지컬 ‘나빌레라’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동명의 웹툰(지민 그림·Hun 글)이 원작인 이 작품은 지난 4월 tvN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다. 무대로 옮겨진 ‘나빌레라’는 웹툰·드라마와 다른 매력이 있다. 서사, 음악, 무용이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덕출'(최인형·조형균)은 76세에 발레단을 찾아가 어린 시절 꿈꿨던 발레를 배운다. 그의 발레 스승은 23살 ‘채록'(강상준·강인수). 채록은 전도유망한 발레리노이지만 생활고와 잇단 부상 때문에 방황하는 청년이다.

‘나빌레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공통의 언어인 발레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치매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위트 있고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극의 분위기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드라마에서 덕출로 열연한 박인환이 실제 노인 배우인데 반해 이 작품에서 같은 배역을 맡은 최인형과 조형균은 노인 분장을 하고 연기했다. 서울예술단원인 최인형이 학창시절 발레와 현대무용 등을 습득한 것과 달리 조형균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난생 처음 발레를 접했다. 오히려 초짜인 덕분에 발레바를 잡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덕출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표현됐다.

서울예술단 제공덕출이 발레를 배우는 과정에서 가족과 갈등하고 화해하는 모습은 또하나의 감동 포인트다. 크든 작든 가족의 성취 뒤에는 언제나 기족 구성원의 희생과 배려가 있다. “해보고 싶으면 해야지.” 아내가 눈물을 머금은 채 ‘덕출’에게 이 말을 건넬 때, “그 나이에 무슨 발레를 하신다고.” 큰아들 ‘성산’의 원망이 후회와 슬픔으로 바뀔 때 관객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서울예술단이 2019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재공연하는 이번 작품은 춤의 비중을 늘렸다. 안무는 발레에만 국한하지 않고 뮤지컬 안무, 현대무용 등 다양한 춤을 접목했다. 가창 넘버를 줄인 대신 무용 장면에서 연주곡을 적극 활용하는 점도 눈에 띈다.

공연 말미, 덕출과 채록의 발레 듀엣 장면. ‘덕출’은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지만 그의 몸은 그동안 익힌 동작을 기억하고 있다. 그토록 꿈꿔온 발레 무대에 서서 동작 하나 하나에 정성을 쏟는 덕출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발레 무대를 마친 덕출은 인생의 무대에서도 내려온다. 마지막까지 꿈꾸기를 멈추지 않고, 자신의 삶을 긍정한 덕출에게 관객의 기립박수가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5월 30일까지.

지난 1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창작뮤지컬 ‘나빌레라’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동명의 웹툰(지민 그림·Hun 글)이 원작인 이 작품은 지난 4월 tvN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다. 무대로 옮겨진 ‘나빌레라’는 웹툰·드라마와 다른 매력이 있다. 서사, 음악, 무용이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덕출'(최인형·조형균)은 76세에 발레단을 찾아가 어린 시절 꿈꿨던 발레를 배운다. 그의 발레 스승은 23살 ‘채록'(강상준·강인수). 채록은 전도유망한 발레리노이지만 생활고와 잇단 부상 때문에 방황하는 청년이다.

‘나빌레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공통의 언어인 발레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치매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위트 있고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극의 분위기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드라마에서 덕출로 열연한 박인환이 실제 노인 배우인데 반해 이 작품에서 같은 배역을 맡은 최인형과 조형균은 노인 분장을 하고 연기했다. 서울예술단원인 최인형이 학창시절 발레와 현대무용 등을 습득한 것과 달리 조형균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난생 처음 발레를 접했다. 오히려 초짜인 덕분에 발레바를 잡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덕출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표현됐다.

서울예술단 제공덕출이 발레를 배우는 과정에서 가족과 갈등하고 화해하는 모습은 또하나의 감동 포인트다. 크든 작든 가족의 성취 뒤에는 언제나 기족 구성원의 희생과 배려가 있다. “해보고 싶으면 해야지.” 아내가 눈물을 머금은 채 ‘덕출’에게 이 말을 건넬 때, “그 나이에 무슨 발레를 하신다고.” 큰아들 ‘성산’의 원망이 후회와 슬픔으로 바뀔 때 관객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서울예술단이 2019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재공연하는 이번 작품은 춤의 비중을 늘렸다. 안무는 발레에만 국한하지 않고 뮤지컬 안무, 현대무용 등 다양한 춤을 접목했다. 가창 넘버를 줄인 대신 무용 장면에서 연주곡을 적극 활용하는 점도 눈에 띈다.

공연 말미, 덕출과 채록의 발레 듀엣 장면. ‘덕출’은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지만 그의 몸은 그동안 익힌 동작을 기억하고 있다. 그토록 꿈꿔온 발레 무대에 서서 동작 하나 하나에 정성을 쏟는 덕출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발레 무대를 마친 덕출은 인생의 무대에서도 내려온다. 마지막까지 꿈꾸기를 멈추지 않고, 자신의 삶을 긍정한 덕출에게 관객의 기립박수가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5월 3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