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여가부 “아빠가 김00이면 딸도 김00? 바꿀 때 됐다”

김종대> 가족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십니까? 항상 따뜻한 이미지 아니겠어요? 그런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은 혼인한 부와 모 그리고 자녀로 구성되었죠. 그런데 이제 가족의 개념이 확 달라진다고 합니다. 지난 27일 여성가족부가 4차 건강가족계획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 오늘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여성가족부의 김경선 차관 연결돼 있습니다. 김 차관님, 안녕하세요.

◆ 김경선> 안녕하세요.

◇ 김종대> 이번에 2021년부터 25년까지 적용되는 건강가정 기본계획안 발표하셨거든요. 그런데 이게 계획안이에요. 이게 계획이 되려면 여러 입법이 뒷받침돼야 되는 거겠죠?

◆ 김경선> 맞습니다. 지금 개정할 법률도 많고요. 저희가 예산을 확보해야 될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매년 또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연도별로 수립을 해서 추진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 김종대> 국회와 협조가 잘돼야 이 계획안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거네요?

◆ 김경선> 그렇습니다.

◇ 김종대>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원래는 혼인, 혈연 또 입양으로 맺어진 관계만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었는데 이게 민법상의 가족 개념인데 이제는 어떤 개념으로 가족이 확산되는 겁니까?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여성가족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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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선> 지금 우리나라 민법은 혼인하고 혈연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요. 또 우리 여성가족부가 소관하고 있는 법률 중에 건강가정기본법이라고 있는데 거기에서 가족 정의는 혼인, 혈연, 입양이 나열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형태가 그러니까 비혼 동거 형태거든요. 과거에는 결혼비용이 부담이 된다거나 또는 사실 결혼은 가족간의 결합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결혼제도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서 동거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가 많았다고 하면 최근에는 고령사회가 되다 보니까 황혼동거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김경선> 그래서 상속 문제나 이런 것 때문에 가족구성원과의 갈등이 초래될 때 그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동거를 많이 선호하고 계시더라고요. 또 위탁 가정이라는 게 또 있습니다. 부모가 사실 아이들 양육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때 그러니까 방임, 학대 또 질병 문제라든가 이런 다양한 이유로 부모가 직접 키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는데 아동복지법상으로 가정 위탁할 수가 있는데 이 경우에 친척이 위탁 부모가 될 수도 있고 또 완전 타인이 위탁 부모가 될 수 있는데 이건 사실 입양 가족하고 거의 같은 형태거든요. 그런데 이런 경우도 사실 현재의 가족 범위는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종대> 이렇게 여러 종류의 가족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굉장히 저로서는 새롭습니다. 과거의 우리가 알고 있었던 정상 가정, 아주 신성하고 또 강한 어떤 규정력을 가진 정상 가족이 아닌 사례들을 주목하셨다는 이야기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된 가족의 개념이 확산되는 이유가 뭘까. 정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편함이 많이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 김경선> 그렇습니다. 사실 아까 예를 들었던 비혼 동거 커플 중에 노년동거의 경우에는 병원 가거나 이런 일 또 많으시거든요. 그런데 의료법 법령상으로 진단서 발급만 해도 환자 본인 아니면 법률상 배우자라든가 직계 존비속 같은 그런 법정대리인만 가능하고요. 심지어 장례 절차 같은 경우도 법률상 연고자 순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혼이나 비혼 동거 배우자 같은 경우에는 직계 존비속이 동의를 하지 않으면 장례 절차에도 관여할 수가 없는 그런 상태입니다. 또 위탁 가정의 경우도 사실은 자기 친자식이나 마찬가지인데 사실 미성년 아이들의 어떤 법정대리인 역할을 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어서 사소한 휴대폰 개통이나 통장 개설 이런 부분도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김경선> 그래서 이런 가족 범위 확대가 이런 모든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범위라는 것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인식을 개선하게 되고 그런 차원에서 하나하나의 구체적인 애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아주 좋은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아이 출생신고 할 때 말이죠. 예컨대 비혼부 이런 경우에는 출생신고 할 때 절차가 아주 복잡했다 그래요. 앞으로는 달라지나요?

◆ 김경선> 사실 지금 우리나라의 민법상으로 법률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면 반드시 엄마인 모가 신고하도록 그렇게 가족등록법이 그렇게 돼 있어요.

◇ 김종대> 그렇군요.

◆ 김경선> 사랑이법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이게 2015년에 통과된 법률인데 그 경우에 사랑이라는 아이를 미혼부가 키우시는데 출생신고를 못 해서 너무 애로를 겪으셨는데 그 법을 만들어서 엄마를 특정할 수 없거나 엄마가 전혀 연락이 안 되면 아빠인 미혼부가 할 수 있도록 그때 법을 개정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걸로 길이 열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특정이 돼 있는데 계속 거부하는 경우에, 출생신고를. 그래서 사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난 인천 무명녀 사건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래서 이런 경우 엄마는 특정이 되고 연락도 되지만 엄마가 거부하는 경우에 그런 경우도 이번에 아빠가 단독으로, 미혼부가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그렇게. 이거는 법이 막 개정이 됐습니다, 다행히.

◇ 김종대> 그렇군요.

◆ 김경선> 그래서 미혼부 출생신고가 훨씬 더 용이해지는 그런 게 됐습니다.

◇ 김종대> 미혼부, 아버지도 앞으로 입양을 자유롭게 하자는 데 법무부TF 발표 내용이었는데 입양에도 혹시 영향이 있지 않나요?

◆ 김경선>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법무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또 논의를 하고 있는데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 열리면 그런 부분도 당장은 아니겠지만 논의에 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자녀의 성을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아버지 성을 따르고 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부부가 협의해서 결정할 수 있다. 이거 어떤 의미일까요?

◆ 김경선>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자녀의 성에 대해서는 민법 제781조에 원칙적으로 아버지인 부의 성을 따르도록 돼 있고 예외적으로 부를 알 수 없는 경우나 부가 외국인인 경우나 그리고 혼인신고 시에 부모가 협의하면 모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현재 돼 있기는 한데. 그런데 실제 혼인신고 시에 이걸 알고 미리 정하는 경우 거의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모의 성을 따르는 경우는 미혼모라든가 다문화 가족 자녀라든가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것도 하나의 차별이다. 차별로 작용하는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녀의 성을 결정할 때 부모 협의를 그냥 원칙으로 하고 그래서 혼인신고 시가 아닌 아이 출생신고 시에도 이렇게 부모가 협의하면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민법이 좀 개정돼야 된다. 이런 측면에서 저희가 이 부분을 추진하는 것으로 그렇게 했습니다. 사실 UN에서도 부부가 동등하게 자녀의 성을 정하도록 그렇게 협약이 있거든요.

◇ 김종대>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 동등하게 협의해서 결정하자는 취지는 이해가 가는데 이게 자칫 큰 혼란을 초래하지는 않을까요? 우리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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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선> 관행이라는 게 있고 법률이라는 게 있는데 다른 나라 예를 봐도 관행상으로 부의 성을 선택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나라들 중에도 법률 규정상으로는 열어놓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은 일단 법률적인 제한을 좀 풀어주자 이런 부분이 되겠습니다.

◇ 김종대> 최근에 방송인 사유리 씨가 아주 화제가 됐어요.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하면서 비혼 출산을 일본에 가서 했죠. 그래서 우리도 이런 것들 앞으로 좀 길을 터줘야 되는 것 아니냐 해서 사회적 논의가 많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경선> 이번에 이 대책 발표하면서 굉장히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는데요. 최근 우리 여성가족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서 20대는 55. 2%, 30대는 56. 3%가 수용을 할 수 있다고 답을 하셨거든요.

◇ 김종대> 굉장히 높네요.

◆ 김경선> 그만큼 비혼 출산에 대한 우리 사회 수용도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조사 결과나 또 이번에 대책 발표 이후에 나타난 국민적 여론이나 관심을 보면 이제는 비혼 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도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하는 판단이 듭니다.

◇ 김종대> 그런데 이런 이야기 나올 때마다 사실 우려의 목소리도 굉장히 높습니다. 이게 또 자칫하면 비혼 출산을 부추기는 거 아니냐. 이러면서 굉장히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 김경선> 그런 목소리도 꽤 높고 또 종교계에서도 많은 우려를 하시고요. 그리고 실제로 이제 비혼 출산 부분은 법률적인 부분이나 생명윤리적인 측면에서 좀 다뤄야 될 쟁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게 사회적 논의를 저희가 실태조사를 6월달에 보건복지부가 지금 하겠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국민인식조사를 하면서 논의를 착착 밟아나가야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종대> 가족의 개념이 굉장히 많이 바뀌는구나 이런 느낌이 듭니다. 자녀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에 대해서도 상속에서 배제시키는 방안 포함됐다고요? 짧게 부탁드려요.

◆ 김경선> 자녀 양육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이런 경우에 갑자기 나타나서 일명 구하라법이라고 해서 많이 알려지게 됐는데 이 부분이 지금 민법 제정안이 지금 국회에 발의돼 있는 상태입니다. 이 부분에 논의가 좀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정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추이를 잘 지켜보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여성가족부 김경선 차관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경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