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코로나19 항체검사 심사없이 판매 허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검사 기구를 사전 심사 없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해 정확성 우려를 낳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FDA는 지금까지 90개 이상의 항체검사 기구를 시중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공식 승인에 필요한 사전 검토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일부의 경우 허위 마케팅을 벌이는가 하면, 품질이 의심스러운 것도 포함돼 있다고 WP는 전했다.

항체검사는 무증상자를 포함해 코로나19에서 치유됐거나 면역 반응을 일으킨 이들을 식별하기 위한 것이다.

비승인 제품이 많아진 것은 FDA가 지난달 중순 신속한 항체검사를 위해 제조업체가 자체 검증을 거치고 FDA에 통지만 하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FDA는 당시 해당 제품에 FDA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문구를 넣도록 했다.

FDA는 이들 업체의 리스트를 웹사이트에 올렸다가 마치 FDA 보증을 받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승인을 받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구분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지금까지 FDA 승인을 받은 검사는 4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많은 미승인 검사기구가 중국과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 제조되는데, 영국 정부가 최근 중국에서 구입한 2천만달러어치의 기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FDA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검사가 부정확할 경우 의사와 병원, 고용주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검사는 연방과 주 당국자가 코로나19 진정 이후 경제 정상화와 관련한 정책 판단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는 점에서 정확성이 더욱 중요하다.

미 공중보건진단검사실협회(APHL)의 켈리 브로블레스키 전염병 프로그램 국장은 WP에 FDA가 승인받지 못한 검사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다수의 부정확한 검사는 아예 검사하지 않은 것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FDA는 이런 우려에 따라 최근 국립암연구소를 포함한 다른 기관과 함께 심사를 거치지 않은 검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판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코로나19 감염 검사 기구의 승인 절차가 느리다는 비판을 받은 FDA가 항체 검사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